<행복은 혼자오지 않는다>의 저자, 의사이자 코미디언인 에카르트 박사. 그가 바라본 '의학적으로 봐도, 코미디언으로 봐도 웃긴' 일상속 이야기. 195주 연속 베스트셀러, 독일 288만부 판매!

바로 윗줄에 판매 기록을 적어두긴 했는데, 개인적으로 저 정도까지 재미있거나 의미 전달이 강하지는 않았다. 우선 독일식 말장난이 많은데, 개그에 번역자의 각주가 달리면서 웃음기가 사라져 버렸다. 거기에 의사이자 코미디언인 에카르트 박사의 특이한 이력 때문인지 아니면 독일인 특유의 문화 코드인지 모르겠는데, 냉소적이고 비꼬는 내용들이 많아서 살짝 거부감이 들었다. (지적인 유머가 그의 트레이드 마크라고 하는데...)

하지만, 반대로 의학, 생명과 관련한 지식과 통찰을 일상생활에 접목해서 재미나게 풀어 쓴 이야기들은 신선했다. 우리나라에도 의사출신 기자들은 많은 것 같은데 유쾌한 방송인이나 작가가 등장한다면 꽤 각광받지 않을까 하는 상상을 해본다.

감회보다는, 재미난 내용들을 정리해봤다.

 

기억에 남은 내용들

책의 서문이 조지 버나드 쇼의 명언으로 시작한다.

인간이 아무리 죽을 운명이어도 인생에는 웃음이 그치지 않는다. 마찬가지로 인간이 아무리 웃어도 인생에는 고난이 그치지 않는다. –조지 버나드 쇼(George Bernard Shaw)

 

우리 체취가 생식을 위해 얼마나 중요한지 스스로 잘 알기 때문에 우리는 자연을 기만하려 한다. 우리는 기회를 향상시키기 위해 자신의 체취를 중화시키고 누구나 갖는 보편적인 향으로 대체한다. 샤워와 면도를 하면서 박박 문질러 닦고 심지어는 드라이로 건조시킨다. 그것도 모자라 끝 마무리로 데오도란트나 향수까지 뿌린다. 향수에는 무엇이 함유되어 있는가? 바로 동물의 페로몬이다! 향수에 많이 쓰이는 사향(麝香)은 사향소의 항문에서 추출한 분비물이다. 끝으로 정리하자면, 인간은 겨드랑이에서 사람냄새가 나는 것은 부끄러워하면서도 소 엉덩이 냄새 같은 게 풍기면 한결 매력적이라고 여기는 것이다.

 

잡지 가판대에 유명인의 얼굴, 야한 여성이 표지인 잡지들이 많고 잘 팔리는 이유는 진화론적 관점에서 원숭이에게 찾아볼 수 있다. 사진을 보여주고, 과일주스를 지불하게 시켰을 때 원숭이는 대장 원숭이의 사진에는 2잔, 엉덩이 사진에는 12잔, 힘없는 부하 원숭이 사진에는 0잔을 주고 교환하려 했다. 시장의 수요와 공급이다!

 

문신을 새기는 것은 아이를 낳는 일과 같다. 만들어지는 것은 즉흥적이나 평생을 지고 살아야 하는 것이다!

 

독일 사람들의 경우 매년 1,500만 유로를 감기약을 사는 데 지출한다고 하니 참으로 거대한 시장이라 할 수 있다. 종류는 또 얼마나 많은가! 한 질병에 대해 이토록 많은 약이 존재한다는 것은 그 중 어떤 약도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확실한 증거다. 그렇지 않다면 벌써 소문이 났을 것이다.

 

“우리의 가상 중독에 대한 설득력 있는 설명은 초콜릿에 대한 우리의 모순적 행동에서 찾을 수 있다”고 브리스톨 대학의 피터 로저스 교수는 설명한다. 우리는 극도로 초콜릿을 갈망하지만 그것을 먹는 것은 자제하려고 한다. 상반된 이 두 가지 욕구가 동시에 채워질 수 없으므로 초콜릿을 갈망하는 욕구가 ‘중독’이라고 일컬을 정도의 강한 욕망으로 느껴지는 것이다. 심리학자들은 이것을 Reactance(저항, 심리적 반발)라고 부른다. 우리는 항상 우리가 소유할 수 없는 것을 원한다. 가톨릭교회에서도 섹스에 대해 동일한 심리적 오류를 범하고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금지된 것에 대한 관심을 통해 더욱 과대평가된다.

 

1950년대에는 흡연이 정신적 우월의 상징이었다. 저명한 의사들이 쓴 전기의 책 표지는 타고 있는 담배를 손에 들고 있는 유명한 학문의 대가들 모습으로 뒤덮였다. 미국에서뿐 아니라 독일에서도 많은 학자들이 담배산업으로부터 후원을 받으며 흡연과 간접흡연의 위험을 은폐하는 데 일조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독일 정부가 EU의 담배광고 금지 결정에 반발하여 소송을 제기한 것이 채 10년도 안 된 일이다. 믿을 수 있겠는가? EU는 지금도 담배 재배를 지원하고 있는데, 흡연의 위험을 경고하는 단체나 기관에 EU가 지원하는 돈은 그 1001ns의 1밖에 되지 않는다. 모두들 담배연기에 머리가 어떻게 된 건 아닌지…?

 

쓰디 쓴 진실은 의료보험 시스템은 흡연자들을 아주 간절히 필요로 한다는 것이다. 통계적으로 볼 때 흡연자들은 65세가 될 때까지 보험료를 꼬박꼬박 내고는 이후 얼마 안 있어 곧 사망한다. 75세에서 95세까지의 가장 값비싼 수혜기간을 그들은 단 한 번도 제대로 누려 보지 못한 채 고스란히 사회에 기부하는 것이다. 흡연자는 비 흡연자에 비해 상대적으로 더 빨리 사망하므로 비용 면에서 비교 우위가 있다. 몇 번의 주기적인, 비싸지만 별 효과도 없는 항암치료, 그리고 그것으로 끝이다. 모든 것을 고려해 봐도 많은 흡연자들이 자신이 쓰는 돈보다 훨씬 더 많이 지불한다. 담뱃갑에 ‘흡연자는 보험료를 거저 기부한다’ 또는 ‘비흡연자는 의료보험 시스템을 위험에 빠뜨린다’ 아니면 ‘당신이 지속적으로 담배를 피우는 한 국민연금은 안전하다’라고 한번 적어 놓으면 확실히 좀 더 위협적으로 보이지 않을까?

 

낙천적인 사람은 왼쪽 전두엽이 활동적이다. 이쪽의 뇌 구역은 나쁜 감정을 억누르고 많은 낙천적인 사람(불교 신자 대상으로 실험)의 특징인 밝은 조화와 마음의 평안을 담당하는 것이다. ‘행복은 운동이나 악기를 연주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학습을 통해 얻어지는 능력이다.’

 

학생들을 상대로 컴퓨터 별점 점괘 프로그램을 평가하게 했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좋다’, ‘아주 좋다’로 프로그램을 평가했는데, 학생들은 모두 한 글자도 틀리지 않은 똑 같은 점괘를 받았다. 포괄적이고 보편적인 표현(당신의 의심에 대해 주변 사람들은 모든 것 다 이해하지 못한다. 또는 당신의 내면에는 당신이 이 순간 외부로 보여지는 것보다 더 많은 것들이 숨겨져 있다 와 같은)을 했는데 받아들이는 입장에서는 아주 개인적이고 특성화 된 것이라고 여긴 것이다. 바넘(Barnum)효과. 서커스에서 유래된 이 말은 각각의 사람에게 한 가지라도 구미가 당기는 것이 있도록 가능한 한 많은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 말은 성공한 정치가들을 떠올리게 한다. 그들이 하는 달콤한 말들은 모두 나를 위한 것 같은 기분이 들게 하지만 사실 그들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맥 빠지는 사실 하나는, 아침에 남자의 성기가 서는 것은 그가 지닌 젊고 건강한 성기능의 강력한 상징이 아니라 오줌보가 가득 찼다는 표식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소변이 꽉 차서 성기의 정관정맥을 압박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 남자들은 자신의 신체에 대해 제대로 알고 있지 못하기 때문에 그것을 경이로움으로 해석한다. 그래서 바로 볼일을 볼 생각은 하지 않고 사랑을 하고 싶어한다. 심지어는 곁에 누운 파트너가 발기에 책임이 있다고까지 생각한다.

 

헬스클럽에서 고백하기 꺼려하는 진실이 있다. 다리를 움직인다고 해서 다리 살이 빠지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신체는 축적된 지방을 정해진 순서에 의해 연소시킨다. 현대 여성잡지들이 뭐라 지껄이든 이 순서는 십만 년 동안 요지부동이었다. 분명히 말하건대, 다이어트를 하면 승마바지 같은 라인의 내 허벅지 살이 빠지는 대신 가슴이 쪼그라든다. 왜냐고? 가슴은 생명과 직결된 신체부위라기보다는 일종의 홍보와 마케팅 수단이기 때문이다. 모두들 알다시피, 기업이 위기상황일 때 어디에서 가장 먼저 돈을 아끼는가? 바로 마케팅인 것이다. 이는 여자들에게도 마찬가지인 셈이다.

 

사회심리학자들은 사람이 무의식적으로 이름에 따라 행동하고 변할 수 있을 정도로 이름은 자아상과 타인상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 미국의 통계학자들이 수천 장의 이력서를 조사한 결과 ‘D.I.E’과 같은 부정적인 이니셜을 가진 사람들은 일찍 죽는 반면, ‘V.I.P’처럼 낙천적인 이니셜을 가진 이들은 수명이 늘어났음을 증명할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 밖에 학자들은 사람들이 자신의 이름과 비슷한 도시로 옮겨가고, 이름과 연관 있는 직업을 선택하는 사실도 발견했다. Jack은 Jacksonville로 Phillip은 Philadelphia로 이사하고, Dennis는 Dentist가 되고, George는 Geographer가 되는 경우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진화생물학자인 닉 니브는 축구선수의 타액 샘플을 수집하여 이른바 홈경기의 이점을 피코그램으로 측정했다. 테스토스테론 함량이 보통은 1밀리리터당 100피코그램인데 비해 원정경기에서는 1밀리리터당 120피코그램, 홈경기에서는 놀랍게도 150피코그램으로 상승했다. 숙적 라이벌 팀과 경기를 할 때는 1밀리리터당 수치가 167피코그램에 달했다. 이 같은 수치는 오직 곰이 짝짓기를 할 때만 측정 가능한 수치이다(물론 측정하는 데 기술적으로 어려움이 많겠지만). “고향과 같은 자신의 영역을 지키고 보호하는 다른 동물들처럼 축구선수들도 외부 팀으로부터 위협을 당할 때 더욱 활동적이고 자기 확신에 가득 차게 된다.” 니브는 멘체스터가 거둔 승리 중 63퍼센트가 홈그라운드에서 이루어졌다는 사실을 이렇게 설명했다.

 

‘기술과 연관된 분노(Technology Related Anger, TRA)’는 독일에서는 유감스럽게도 아직 직업병으로 인정하고 있지는 않지만 당연히 진찰에 의해 내려지는 진단이다. 최근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일주일에 30시간 이상 컴퓨터 앞에서 쭈그리고 앉아있는 사람은 대부분의 경우 자신의 컴퓨터에게 폭력을 행사한다고 밝혔다.

 

 

 

 

 

제목만 보고는 의학서적, 건강법을 기대했고 베스트셀러라고 막 집어든 경향이 있었는데... 속았다! 잡담에 가까운 유머 책이었어!

Fine. xt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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