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side Apple>은 애플이 어떻게 기술 혁신을 이뤄내는지를 기술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IT 관련 서적이 아니라 잡스와 애플의 경영진들이 어떻게 애플을 경영해왔는지를 조명하는 경영서적이다. 이것이 저자가 강조하는 다른 애플관련 책들과의 차이점이다.

<Inside Apple>은 임정욱님(@estima7)의 번역으로 더욱 화제가 됐는데(사실 내가 이 책을 선택한 계기도), 기대만큼 읽기 편하고 세심한 번역에 번역자의 중요성을 절실히 느꼈다.

사실 애플의 제품과 스티브 잡스를 좋아하는 입장에서, <Inside Apple>은  '차라리 몰랐으면 좋았을' 이야기였다. 하지만 '현실'에서 기업으로서 애플을, 애플의 전현직 임직원들을 이토록 집요하고 자세하게 조사, 분석한 컨텐츠는 '놓쳤으면 아쉬웠을' 이야기이다.

"만약 당신이 골수 애플 팬이라면 애플이 환상적인 곳으로 보일 것입니다. 하지만 직장으로서 애플은 매우 가혹한 곳입니다. 당신은 제품의 개발부터 출시까지 모든 일을 담당해야 합니다. 그것은 대개 밤늦게까지 일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애플은 실리콘 밸리의 다른 회사에 비교해서 큰 돈을 벌 기회를 주는 것도 아닙니다. 애플 직원들에게는 그런 회사에서 일한다는 자부심과 그런 훌륭한 제품에 열정을 바친다는 자체가 중요한 것입니다. 직원들은 애플에 큰 애정을 갖고 있기 때문에 회사의 사명과 일체감을 느낍니다." - 본문 중 전직 엔지니어의 인터뷰 내용

나 또한 애플이라는 기업은 근무환경, 상사, 동료, 복리후생 등 모든 것이 그들이 만들어 내는 제품이나 철학, 디자인처럼 항상 환상적이고 진보적일거라 '무조건적으로' 착각하고 있었다.

도대체 그 오해는 어디서 온걸까? 실리콘밸리에 있어서? 첨단 IT 산업의 대표 기업이어서? 제품들의 창의성 때문에?... 모두 아니다. 오해는 (단순하지만) 애플의 '비밀주의'가 만든 '정보부족' 때문에 생긴것이다.

<Inside Apple>에서는 크게 아래의 세 가지 내용에 대한 '정보부족'을 해소해준다.

  1. 우리가(혹은 내가) 몰랐던 애플이라는 기업의 현실적 모습
  2. 스티브 잡스, 애플의 주요 임직원의 리얼한 모습
  3. 애플의 스타일, 강점

 

1. 우리가(혹은 내가) 몰랐던 애플이라는 기업의 현실적 모습

"높은 실적을 내는 팀은 서로에게도 고함을 질러댑니다. 각자 자신의 입장을 공격적으로 주장하지 않으면 원하는 바를 얻어내기 어렵기 때문이죠." 애플 내에서의 논쟁은 인신 공격적이고 대립적이다. 이런 모습은 조직의 맨 꼭대기에서 시작돼 이제는 애플 문화의 한 부분으로 자리 잡았다. 애플은 매일같이 공을 세우기 위해 서로 싸우는 조직이다. 만약 당신이 조금이라도 흐트러져 있다면 당장 팀 전체의 효율성이 떨어지게 된다. 누구나 항상 최선을 다해 일해야 한다는 느낌을 받는다.

스티브 잡스의 영향으로 ‘인신공격적, 대립적 논쟁’이 애플 문화의 한 부분이 자리잡았다는 것이 흥미롭다. 서로 싸우고, 팀 내 업무의 긴장을 유지한다는 것은 ‘잘 나가는’ 조직, 기업의 공통 특징이다.

"내가 올해 TED에서 발견한 사실 하나는 애플 사람들은 실리콘밸리의 생태계에서 소외돼 있다는 것입니다. 그 누구도 애플의 사람들을 알지 못합니다. 인터넷업계의 사람들은 서로를 잘 알고 있지만 애플 사람들은 자기들만의 세상에서 살고 있습니다. 외부인들과 친분을 맺고 그들에게 내부 정보가 유출되는 것을 꺼리기 때문에 내부 사람들하고만 어울리는 쪽을 택하는 것이죠."

애플의 이런 비밀주의 정책, 보안관련 문화는 다소 과민반응 아닐까? TED나 관련 업종의 사람들과의 네트워크를 통해 동기부여를 받거나 영감을 얻는 부분도 많을텐데...

애플에는 잡스를 숭상하는 강력한 문화가 존재한다. '스티브가 이것을 원해, 저것을 원해'. 어떤 임원들은 더 나아가 '스티브'를 아예 문서화하고 공식화했다. "일을 실천에 옮기는 가장 쉬운 방법은 이메일 제목에 '스티브가 주문 한 것 Steve request'이라고 쓰는 것입니다."

흡사 재벌기업의 ‘회장님 지시사항’이 연상되는 ‘Steve request’. 하지만 Steve의 의견은 지금껏 실패하지 않은 ‘고객 공략본’과 같다고 숭상되고 있기 대문에 직원들이 Steve request를 만났을 때 두려움(‘회장님 지시사항’을 만났을 때의) 보다 반가움의 마음이 더 크다는 차이점이 있다.

월요일 아침 회의를 시작하기 전에 호숫가의 별장에서 보낸 지난 주말 이야기를 하는 사람은 전혀 찾아 볼 수 없습니다. 다들 바로 업무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그러다가 외부 회사 사람들을 만나면 상대적으로 집중력이 크게 떨어진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애플에서는 퇴근 후에도 사람들이 회사 일을 완전히 한쪽으로 제쳐놓거나 하지 않습니다. 마치 종교에 헌신하는 것처럼 그들은 애플에 헌신합니다.

그는 애플을 '비상식적일 정도로 훌륭한 insanely great' 일터로 만드는 것에 대해 얘기하곤 했다. 하지만 그것이 훌륭한 특전과 각종 혜택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인생에 있어 다시없을 정도로 더 열심히, 더 오래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과 관련이 있다. 그것도 지독한 데드라인의 압박과 감당하기 힘든 책임감이 짓누르는 상황에서도 휴가를 쓰기는커녕 주말에도 회사에 나와 일하는 환경 말이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사람들이 그러한 환경을 오히려 사랑할 정도라는 점이다! 그들은 데드라인 압박과 강한 책임감이 따르는 일이 없다면 살아가기 어려울 것이다. 잡스가 세운 컴퓨터회사 넥스트의 핵심 간부들은 그것이 어떤 느낌인지 잘 알고 있다. 그들은 일과 관련한 행복한 흥분과 친밀감을 스티브 잡스와 일하면서 알게 됐다. 애플에서 함께 일하는 동안 그들은 모두 개인사를 공유하고 있으며, 이것은 끈끈한 유대감의 바탕이 된다. 때문에 당시 그들과 함께 일하지 않았던 사람들은 이런 감정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다.

애플은 기업 명성이나 위치에 비해 주변 실리콘 밸리의 기업들보다 금전적인 보상이 큰 편이 아니다. 그럼에도 애플에 집중, 헌신하고 잡스와 일하는 환경을 사랑하고 중독까지 된다고? 임직원의 내적동기, 자발성에 침투한 애플의 비밀은 무엇일까?

애플에 있는 모든 이들은 밖으로 나가기를 원한다. 그리고 밖에 있는 모든 이들은 애플 안으로 들어가기를 원한다.

애플에는 여러 가지 패러독스가 존재한다. 이 회사의 사람들은 말 할 수 없이 거만하다. … 애플 직원들의 모습은 창의적 사람들의 성격과는 거리가 있다. … 광고를 통해 전달되는 애플의 대중적 이미지는 기발하고 즐거워 보이지만 실제로는 즐거움이 전혀 없고 악착같이 일만 하는 분위기다.

애플에서 너무 오랫동안 머물렀던 사람은 다른 곳에서 일할 수 없을 것이다. 애플에서의 경험은 현실적인 삶과 동떨어져 있습니다. 이는 20년 동안 감옥에 있다가 막 풀려난 것과 같습니다. 이제 주위에는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게 된 것입니다.

iOS 기기들은 애플 내에서 최상층에 위치하는 대우와 중요성을 갖는다. 매킨토시와 관련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은 상대적으로 소외되는 것이 현실이다.

밖에서 보는 애플과 안에서 느끼는 애플의 차이. 애플을 S전자로 바꿔도 묘하게 어울린다.

아이폰과 아이패드가 만든 생태계가 애플 및 관련 앱 개발회사들에게 큰 수익을 갖다 줬으며 그 영향으로 애플은 이런 기업들에 투자하고 키워내는 밴처캐피털리스트와 창업가들과의 관계를 점점 더 돈독히 하고 있다.

Frenemies. 애플과 삼성, 한쪽에서는 태연하게 협력하고, 다른 쪽에서는 분쟁을 일으키면서도 아무런 문제없이 일을 해나갈 수 있음을 확실히 보여주고 있다. 애플은 가장 신뢰하는 파트너회사들을 잔혹하게 공격하는 것을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한다. 또한 그러고 나서 다른 프로젝트를 진행 할 때는 그 파트너회사들과 웃으면서 함께 일한다.

앱스토어의 생태계가 앱 개발자의 생태계도 바꿨지만, 반대로 이들의 생태계를 주무를 수 있는 가능성도 보여줬다. 예컨데, 스마트폰 앱을 만드는 기업과 그 기업에 투자하는 벤처 캐피탈회사에게 애플이 아이템과 관련하여 제휴를 하거나 직접 투자를 한다. 그리고 앱이 출시되면 앱스토어에서 좋은 평가와 광고를 해준다. 애플은 기업간 관계나 거래에서 얄밉기로 유명하다. 항상 고자세를 유지하고, 특권을 요구한다. 파트너 십은 없고 철저히 이해타산적인 관계를 지향한다.

2. 스티브 잡스, 애플의 주요 임직원의 리얼한 모습

스티브 잡스, 팀 쿡, 조너선 아이브 등 애플의 대표 임원이나 실명 혹은 익명의 전현직 엔지니어, 직원들의 인터뷰가 많아 생생한 그들의 생각을 확인 할 수 있는 것도 <Inside Apple>의 매력이다.

잡스는 자신이 하찮게 여기는 직원들을 ‘멍청이들 bozos’라고 부르고, 면접 시에는 인신공격을 일삼고, 본인의 의도와 방식대로 일하지 않으면 ‘썩었다 corrupt’라며 경멸했다. 그는 돈을 기부하는 행위를 시간낭비라고 했고, 스포츠를 싫어했으며, 건강할 때도 언제나 장애인 주차구역에 자기 차를 주차했다. 그는 추적당할 것이 두려워 자동차 번호판을 없애기도 했다. (이 책에도 위처럼 몇가지 사례에 대해 표현됐지만 애플의 가족들은 아이작슨의 공식 전기에 담긴 그의 어두운 면에 대한 혹독한 묘사에 분노했다.)

새 CEO 팀 쿡은 미혼이고 특별히 교제하는 사람도 없다. 그에게 즐거운 휴식이란 요세미티 국립공원을 하이킹하는 정도다.

 

 

3. 애플의 스타일, 강점

저자 아담 라신스키가 짧게 정리한 애플

"한마디로 말한다면, 애플은 규율이 제대로 서 있고 disciplined, 비즈니스에 밝으며 business like, 제품에 집중하는 product focused 조직입니다. 단순함을 숭상하며 목표를 향해 매우 근면하게 일하는 조직이지요. 애플은 효율성이 높고 시간을 낭비하지 않는 조직입니다. 흥미로운 아이디어를 좇기보다는 일단 주어진 과업을 완수하는 데 집중합니다."

디자인의 애플. 디테일에 대한 고집이 상상을 초월한다. 특히 애플 스토어와 시네마 디스플레이, 사파리의 반 투명 회색 테두리 통일의 예는...

고객이 심플한 디자인의 하얀 상자를 집어들 때 어떤 느낌일지 예상하는 것은 애플이 집착하는 수천 가지 디테일 중 하나일 뿐이다. "처음 아이폰 상자를 봤을 때를 기억합니까? 우리 디자이너 중 몇몇은 그 상자를 선반 위에 모셔뒀습니다. 역사상 처음으로 제품 포장을 위해 스프링을 넣은 상자였습니다. 스프링 때문에 상자가 천천히 열렸습니다."

스크린 속의 애플의 웹사이트는 주로 회색의 반투명 선을 이용해 디자인 돼 있었습니다. 시선을 올려 스크린 위쪽을 봤더니 OS X의 메뉴바에도 회색 반투명선이, 시선을 더욱 올려 시네마 디스플레이 모니터를 봤더니 거기에도 회색 반투명선이, 왼쪽으로 시선을 돌리면 거기에는 애플스토어 내 구역을 나누는 유리 칸막이에도 회색 반투명선이 있었습니다. 나는 아이브에게 물었습니다. 애플의 누가 이렇게 한 거야? 그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스티브가 그랬지.

외부적으로는 훌륭한 디자인은 소비자에게 무의식적으로 기업이 자신들을 배려한다는 느낌을 준다. 그리고 가격을 뛰어넘어 브랜드와 고객 간에 일체감을 형성해준다. 무작정 "새로 나온 아이패드를 갖고 싶어 죽겠다"라는 소비자의 태도와 "키들과 누크 중 어떤 것을 사는 게 경제적으로 더 현명한 선택일까?"라는 태도 중에 어느 쪽이 기업에 더 큰 친밀감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가?

제품을 바라보는 애플의 시각. 수많은 경영 대학원에서 가르치는 이론이나 케이스 스터디에 반대하는 애플의 특장점.

애플은 다르다. 그리고 애플을 차별화하는 것은 언제나 제품에 접근하는 방법이다. 잡스는 초창기 전형적인 애플 직원들의 모습을 설명하거나 자신을 단순하게 표현할 때 '반항아'로 묘사했다. 초창기 잡스는 그가 지휘한 매킨토시팀이 일하는 빌딩에 해적들의 해골기를 내건 것으로 유명했다. 시작부터 애플은 컴퓨터업계의 다른 회사들과 거리를 두었던 것이다. 애플의 문화에는 언제나 그들만의 독특함이 있었다. 그리고 디테일 한 부분을 중시하는 것은 그러한 문화의 일부였다.

"우리는 우리 스스로를 위해 제품을 만든다는 강한 신념을 갖고 있습니다." 아이폰은 그 전형적인 예다. 이 제품이 나오기 전에 애플의 임원들은 대체로 자신들이 갖고 있던 스마트폰을 그다지 마음에 들어 하지 않았다. "그래서 우리가 직접 만들기로 한 겁니다"라고 잡스는 말했는데, 이는 의심할 바 없는 사실이다. 잡스의 이 말은 고객에게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제품 발표 전에 홍보를 삼가는 것은 애플의 오랜 전통이다. 애플의 유명한 제품 마케팅 담당 수석부사장인 필립 실러는 애플의 제품 발표를 할리우드의 블록버스터 영화발표회에 비유하곤 한다. 영화가 개봉되고 첫 주말에 홍보가 집중되는 것처럼 애플도 제품 발표 후 처음 며칠간 집중적으로 마케팅을 한다. 제품 발표 전에 지나치게 세부적인 내용까지 공개하면 사람들의 기대감이 줄어든다. 사실, 새로운 제품이 발표될 때, 애플 팬보이들이 애플스토어 앞에서 밤을 지새우는 것은 새로운 <반지의 제왕>이나 <스타워즈> 시리즈가 나올 때 팬들이 하는 행동을 떠올리게 한다.

애플의 문화는 '어떻게 하면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는가'에 대한 연구에서 시작되지 않는다. 정말로 좋은, 위대한 제품을 만다는 것이 목표이다. 대표적으로 컴퓨터회사들이 안티바이러스 소프트웨어, 각종 서비스 가입 권유 등과 같이 컴퓨터에 '쓰레기웨어'를 심는 경우가 많다. 그로 인해 올리는 부수적인 매출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애플은 그런 부수적인 매출을 올릴 기회에는 관심을 갖지 않으며 고품질의 제품이 결국에는 더 큰 이익을 가져다 줄 것이라 확신한다. 긴 안목의 접근방법을 갖고 있는 것이다.

돈 걱정, 결재 걱정 안하게 해주는 문화

애플의 모든 직급의 관리자들은 재무분석이나 투자수익률 ROI 때문에 압력을 받은 경우가 거의 없다. 직원들이 비용을 신경 쓰지 않아도 됐던 이유는 대부분 그들의 상사도 그럴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다. 잡스는 자신이 직접 비용에 대한 권한을 갖고 있었으며 CFO를 통해 그를 통제했다. 애플의 관리자들과 직원들은 똑똑한 부잣집 아이들처럼 행동했다. 그들은 흥미로운것을 시도하기 위해서라면 자원을 무한대로 쓸 수 있었다. 그들은 어떤 아이디어나 그 구성요소 그리고 경험 등을 구현해내는 데 얼마나 소요될지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 그들의 한계는 단지 '부모'가 얼마나 지원해줄 수 있는지에 의해 결정됐다.

"회사를 운영하는 사람들과 그 안에서 실무를 처리하는 사람들 사이에 너무 많은 중간관리자들이 있습니다. 그 결과, 사람들은 더 이상 제품에 대해 친근감이나 열정을 느끼지 못하게 됩니다. 열정적이고 창의적인 사람들이 자기들이 옳다고 생각하는 일을 하기 위해 5단계의 경영층을 설득해야 하는 상황에 놓인 것입니다."

잡스의 그리고 애플의 독특한 스타일

잡스는 '톱 100'이라는 극비 모임을 통해 작은 그룹의 중요성을 애플에 각인시켰다. 임원들은 자신들의 경력을 위해 이 그룹에 속하기를 갈망하고 그 포함 여부에 감정적으로 반응했다. 잡스가 이 그룹의 구성원을 선정하는 방식이 회사내의 서열이 아니라 순전히 잡스 개인의 생각에 따른 것이었기 때문이다. 때문에 잡스의 개인적인 호불호에 따라 비교적 낮은 직급의 엔지니어들이 초청되기도 하고, 또 어떤 부사장들은 제외되기도 했다. 이 명단에서 탈락한 사람들은 상처를 받기 마련이며, 이는 잡스도 충분히 알고 있으며 내심 즐기는 일이기까지 했다.

직원의 능력 개발에 대한 애플의 접근방법은 다른 회사의 일반적인 방식과 매우 대조된다. 인재들이 올바른 길에 따라 제대로 성장하고 있는지를 파악해, 그들의 경력 관리를 해주는 것이 업계에서 널리 사용되는 인재 육성 방법이다. "조직에서 위로 올라가기 위한 올바른 길은 어떤 것인가? 어떻게 하면 다음 단계로 올라갈 수 있는가?" 기업들은 인재 육성을 위해 상당한 시간과 비용을 투자한다. 그리고 인재들에게 가장 적합한 자리를 찾아주기 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그런 노력이 실제로 모두 잘못된 것으로 판명 나면 어떻게 할 것인가? 만약 회사가, 직원들이 현재 주어진 일을 잘하고 있기 때문에 지금 위치에 안주하도록 부추긴다면 어떨까? 그것이 주주들을 위한 최선이기 때문임은 말할 필요도 없다.

고객들은 무의식적으로 애플은 언제나 발군이라 인식하게 된다. 애플의 그 누구도 아이무비의 음악 샘플을 녹음하기 위해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를 고용하는 것이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않는 것이다.

애플의 보도자료에는 '디자인'이 첫 번째 동사이고, 맥이 가장 먼저 등장한다. '이끌고', '재발명한다', '혁명적', '미래'라는 단어가 등장한다. 애플의 마케팅에는 '혁명을 일으킨다 Revolutionize'라는 단어가 가장 많이 사용됐다.

잡스는 이 i가 정확히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대해 결코 알려주지 않았다. 하지만 i = internet, individual, instruct, inform, inspire라는 단어가 담긴 슬라이드를 사용한 바 있다.

애플은 '누가 가장 훌륭한 고객 경험을 제공하는지' 끊임없이 자문했다. 그 결과, 호텔, 특히 안내서비스인 콘시어지서비스를 주목하게 됐다. 실제로 콘시어지는 애플의 지니어스바에 영감을 주었다. 그들은 또 무엇이 사람들로 하여금 매장에서 멀어지게 하는지 살폈다. 대표적인 예로 혼란스러운 매장 분위기, 아름답지 못한 디자인, 친절하지 않거나 강압적인 판매원들을 들 수 있다. 매장의 모습은 애플의 디테일에 대한 집착을 보여준다. 비록 매장마다 각기 다른 모습이지만 애플의 건축가들은 한정된 디자인 요소만을 사용한다. 예를 들어 매장 인테리어를 위해서는 나무, 유리, 철의 세 가지 자재만을 사용할 수 있다. 이는 장소에 관계없이 전세계 모든 애플 스토어의 공통점이다.

소회

<Inside Apple>의 리뷰나 추천들에서 발견한 재미난 사실은 삼성 직원들에게 이 책이 꽤 인기가 있다는 것. 게다가 많은이들이 <Inside Apple>에서 나타난 애플의 조직체계나 업무 추진방식, 의사소통 방식 등이 삼성전자와 굉장히 흡사하다고 평가한다는 것이었다. (이 부분은 임정욱님의 트위터나 몇건의 기사들에서도 거론된 바 있다. 아래 참고)

 

애플과 삼성의 닮은 점, 다른 점 비교 (기사원문)

닮은 점

  • 일만 한다 : 스트레스를 받아도 성취감에 업무 몰입
  • 비밀주의 철저 : 옆 팀에서 무슨 일을 하는지 모른다

다른 점

  • 애플 : 단일 제품 전략, CEO 중심의 중앙집권화, 하드웨어/소프트웨어 결합
  • 삼성 : 수직계열화 전략, 사업부문별 분권화, 하드웨어 중심

 

애플의 그것과 삼성의 그것이 흡사하다는 말에 '에이 천하의 애플이 무슨!'이라는 반응이라면 더욱더 <Inside Apple>을 꼭 읽어보길 권하고 싶다. 나의 경우에도 아직 삼성을 속속들이 잘 알지 못하기에 이렇다 저렇다 평가하긴 어렵지만. <Inside Apple>은 묘하게 회사와 조직에 대한 내 환상과 여러 고정관념에 사고전환의 기회를 줬다. 단단하고 흥미로운 이야기!

 

 

Fine. xt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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