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스 스토리 (블레이크 마이코스키 저)
TOMS의 시작, 추구하는 가치, 미래. 그리고 닮은 꼴 기업들에 대한 소개. 긍정과 나눔의 에너지가 넘치는 <탐스 스토리>. 짧은 시간동안 세계적으로 화제를 일으키고 급성장을 이룬 '신기한' 신발회사 TOMS.
<탐스 스토리>는 기업의 측면에서 TOMS와 TOMS의 창업자인 블레이크 마이코스키가 궁금해서 선택하게 됐다(TOMS는 어떻게 운영되고, 구성원은 어떠하고, 그들은 어떤 미래를 그리고 있는지).
<탐스 스토리>에서는
- TOMS의 창업자이자 현재 대표인 블레이크 마이코스키가 전하는 창업 스토리와 그의 개인사, 회사의 구성원들 이야기
- TOMS의 경영 철학, 추구하는 가치, 추진하는 방향성
- TOMS와 가치를 함께하는 회사, 닮은 꼴 기업들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있다.
유쾌하고 재미난 이야기들이 많고, 블레이크 마이코스키의 긍정과 도전의 에너지가 넘치는 문체에 기분이 좋아지는 책이었다.
여러 내용 중에, 이번 포스트에서는 <탐스 스토리> 중 인상 깊었던 아래 내용에 대해 정리해 본다.
- TOMS의 One for One
- 블레이크 마이코스키의 경영/인생 철학
- TOMS와 유사한 '착한 기업'들의 이야기
TOMS의 One for One
TOMS에게는 독특한 디자인만큼 독창적인 '이야기'가 있다.
"한 켤레의 TOMS를 구입하면, 한 켤레의 TOMS를 불우아동들에게 기부한다"는 슬로건이자 정책. TOMS의 구매자를 기부자로 만들어주는 이 비즈니스 모델은 혁신이었다.
더불어 이 모델은 대중과 구매자들로 하여금 자꾸 주변에 '전하고 싶게 만드는 이야기' 자체였다(나도 처음 TOMS를 구입하러 갈 때 이 이야기를 하면서 갔고, TOMS를 선물할 적에도 TOMS를 구매 순간 구매자 겸 기부자가 된다는 이야기를 전했다).
(생각난김에 집에있는 TOMS 박스를 찾아보니, 제품설명 태그에 이런 귀여운 그림도 있다. One for One.)
One for One, 기부, 나눔에 대한 TOMS와 블래이크의 생각과 행동들
블레이크는 처음 사업을 시작할 때는 TOMS의 One for One이 성공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 확신은 없었지만, 놀라운 시장의 반응과 소비자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여러 캠페인과 프로그램들을 보면서 TOMS의 수익모델이 앞으로의 소비자들에게 어필 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이라고 확신갖게 되었다.
요즘은 세태가 변하고 있다. 사업가들과 이야기를 나누거나, 고등학교 혹은 대학 캠퍼스에서 연설을 하거나, 후원자들과 카페에서 이야기를 하다보면 그것을 느낄 수 있다. 성공을 갈망하는 사람들의 마음이야 변함없지만, 성공의 정의가 달라졌다. 성공을 지위나 돈과 동일시하지 않는 사람들이 점점 더 늘어나는 것이다. 이제는 성공의 개념이 세상에 무언가를 기부하고, 자신이 원하는 조건에 따라 일하면서 사는 것으로 까지 확대되었다.
탐스를 시작했을 때 사람들은 내게 미쳤다고 했다. 특히 신발업계에 오래 몸 담았던 사람들은 내가 제시한 비즈니스 모델이 오래 지속되기 힘들며, 검증되지 않은 방식이라고 주장했다. 영리 목적의 사업에 사회적 소명을 결합해봤자 일만 복잡해지고 양쪽 모두에게 방해가 될 것이라는 이유였다. 하지만 탐스가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우리가 새로운 모델을 창조했기 때문이었다. 기부는 우리 신발을 단순한 상품이상으로 만들었다. 탐스는 이야기이자 사명이었으며, 누구나 동참 할 수 있는 운동이 되었다.
하나의 사실은 인간이 그 사실에 자신만의 의미를 부여하기 전까지는 중립으로 남아있다. 사람들은 자신에게 의미를 부여하기 전까지는 중립으로 남아있다. 사람들은 자신에게 의미가 있는 사실에 기초해 결정을 내리지, 사실 그 자체만으로 결정을 내리지는 않는다. 그리고 사람들은 자신의 현재상황에 기초해 사실에 의미를 부여한다. 사실은 타인에게 영향을 미치는데 그다지 유용한 도구가 못 된다. 사람들에게 필요한 것은 새로운 사실이 아니라, 새로운 이야기이다. 탐스의 이야기를 퍼뜨리고 다니는 사람들은 단지 고객이 아니라 후원자라는 것이다.
탐스의 구매자들은 자신이 단지 어떤 브랜드의 멋진 신발을 샀다는 것 보다는 우리의 소명을 후원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어한다. 그들은 상품 뿐 아니라 이야기도 후원하는 것이고, 이는 일반 구매자들과 확연히 다른 점이다. 후원자와 구매자는 차원이 다르다.
사람들은 자기가 세상을 변화시킨다는 기분을 느끼고 싶어한다. 따라서 자신이 무언가를 베푼다는 사실, 회사가 아니라 사회 전반에 환원한다는 사실 앞에서 그들은 비로소 기회를 준다.
나눔의 대가는 엄청나다. 받는 사람에게만 좋은 것이 아니라 주는 사람에게도 좋다. 힘든 하루를 견디게 도와주고,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어지게 만들고, 자신의 일을 사랑하게 된다.
처음 탐스에 왔을 때 나는 닳아빠진 직장인이었다. 말로는 영감을 주는 연설을 하면서 실천은 하지 않는 기업가들을 너무 많이 봐왔다. 다시는 직업에서 영감을 받는 일이 없으리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탐스의 창립 멤버 숀
과거의 유명 경제학자들과 전문가들은 기업의 기부에 반대를 천명해왔다. 특히 미국의 저명한 경제학자 밀턴 프리드먼은 기업의 유일한 사회적 책임은 수익을 늘리는 것 뿐이라고 말했다. 그것은 20 세기 중반의 미국을 지배했던 철학이다. 하지만 이제 그런 사고는 시대에 뒤떨어졌으며, 사람들도 흥미를 잃었다.
블레이크 마이코스키의 경영/인생 철학
블레이크 마이코스키는 흡사 실리콘 밸리의 스타트업 창업자 같다. 소셜 미디어를 찬양하고, 공짜, 공유, 인터넷과 새로운 기술을 사랑한다. 하지만 가장 큰 차이점은 블레이크는 사람들에게 좋은 영향을 주는 것을 가장 중요한 덕목으로 삼았다는 것. 실리콘 밸리에 있는 여러 Geek chic CEO들(특히 내 친구 마크 저커버그)은 좀 보고 배워라.
자신이 무엇을 열망하는지 잘 모르겠다면, 다음의 세가지 질문을 생각해보라.
- 평생 돈 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면, 무엇을 하면서 살겠는가?
- 어떤 종류의 일을 하고 싶은가?
- 어떤 대의를 위해 살고 싶은가?
온라인상의 페르소나가 진정한 당신을 대변 할 수 있어야 하며, 당신이 하고자 하는 이야기 주제와 일관성이 있어야 한다.
"사람들은 자신이 시작하려는 분야에 대해 완전히 알아야만 일을 시작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건 불가능해요. 모든걸 다 아는상태에서 사업을 시작하는 사람은 없어요. 좋은 아이디어와 의욕이 있다면 돈을 모아서 최선을 다 해보는거죠. 무언가를 배우고 공부하는데만 시간을 다 써버리면 평생 배우고 공부만하다 죽을겁니다. 그런식으로는 절대 사업을 못합니다."
현대에는 많은 사람들이 직장이나 집에서 컴퓨터와 디지털 기기에 둘러싸여 혼자 지낸다는 사실을 명심하라. 사람들은 다시 세상으로 나가, 타인과 자신을 연결해주는 무언가의 일부가 되고자 한다. 설사 그 일로부터 돈을 벌지 못한다고 해도 마찬가지다.
나는 옛날부터 직함을 싫어했다. 전에 있던 한 회사에서의 내 직함은 '믿는자'였다. 사람들이 무슨 뜻이냐고 물으면, 우리가 하는 일의 가치를 진정으로 믿는다는 뜻이라고 대답하곤 했다. 재미있는 직함이 훨씬 더 효과적이다. 공식 직함이 없으면 아무도 서열을 모른다. 이런 구조는 외부인들로 하여금 회사의 어떤 직원을 만나든 그 직원을 회사에서 가장 중요한 사람으로 대하게 한다.
명함과 관련된 나의 가장 재미있는 일화는 다른 사람의 명함을 재활용 한 일이다. 예비 투자자들과 만날 일이 있었는데, 나는 내 명함을 주는 대신, 다른 사람에게서 받은 명함을 주었다. 물론 그 사람의 이름을 지우고 내 이름을 대신 적어넣은 명함이었다. 명함을 재활용 할 정도의 짠돌이라면 절대 돈을 허투루 쓰지않으리라는 인상을 심어주기위한 작전이었다. 게다가 내가 재활용했던 명함들은 모두 연예계 거물들의 명함이었다. 따라서 예비 투자자들에게 내가 그들과 경쟁사를 만나고 다닌다는 사실도 알려주는 셈이었다.
탐스에는 훌륭한 직원들이 많다는 말을 듣는데, 그것은 사실이다. 포천 500대기업에 속하는 기업 출신의 인재들이 기존의 혜택을 포기하고 우리와 함께 세상을 바꾸는 일에 동참하는 경우는 점점 늘고 있다. 반면에 지금까지 탐스를 떠난 직원은 열 손가락으로 꼽을 수 있을정도로 적다.
사람들은 종종 탐스에서의 내 목표가 무엇인지 묻곤한다. 사실 시간이 흐르면서 내 목표는 바뀌었다. 처음에는 영리회사를 설립해 전 세계의 신발 없는 아이들의 고통과 괴로움을 덜어주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 목표는 지금도 나와 탐스 전 직원들에게 큰 원동력이 되고 있다. 하지만 요즘에는 사람들에게 세상으로 나가 긍정적인 변화를 일으키도록 하는 것, 창업이든 비영리 재단을 세우는 일이든 무언가 의미있는 일을 시작하도록 하는 것이 내 목표가 되었다. 나는 탐스에서 배운것을 사람들에게 알려, 가능한 많은 사람들이 의미있는 일을 시작하도록 해야한다는 책임감을 뼈저리게 느낀다.
나는 살아있는 모든 사람들이 이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들 수 있다고 굳게 믿는다. 또한 우리 모두 서로를 도울 능력이 있다고 믿는다.
TOMS와 '착한 기업'들의 이야기
요즘 친환경, 기부, 채식, 생명존중 등 '착한' 기업과 캠페인들에 관심이 부쩍 높아졌다. <탐스 스토리>에서는 TOMS가 영감을 받았고,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기도 한 여러 기업/캠페인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 Feed 프로젝트: 가방, 곰인형, 티셔츠 등을 판매해서 나온 수익을 제 3세계 아동들에게 긴급식량(Feed!)을 위해 기부. 제품마다 Feed 지수(100이면 100명에게) 가 있어서 구매자들이 직관적으로 내가 구매하므로서 얼마만큼의 도움을 줄 수 있는지 피드백을 명확히 제공. TOMS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었다고, Feed Foundation에서 밝힘. DKNY, Tory Burch등 유명 브랜드와 콜라보.
- OneShot: 아프리카의 많은 나라에서 수막염(뇌의 수막에 염증이 생기는)으로 매년 환자의 10%가 사망한다. 수막염은 걸리기 전에 예방접종만하면 문제가 없지만, 예방하지 않으면 치사율이 높은 편이다. 아프리카 외 지역에서도 간혹 발병하기 때문에 미리 예방하는 것이 좋다. 이러한 문제에 착안한 OneShot은 미국의 대학생들에게 수막염 예방접종을 접수받아 수행해주는데, 본인이 접종하면 그와 동시에 수막염 벨트에 있는 아프리카에 수막염 접종을 기부해주는 캠페인이다. 현재까지 100% 대학생 자원봉사로 이루어지고 있다. TOMS의 비즈니스 모델에 큰 감명을 받았다고 밝히는 대표적인 캠페인.
- Method: 주방세제, 세탁제 등을 만드는 회사. 널리 쓰이는 원료들 가운데 가정이나 지구에 건강하지 못한 여러 측면에서 '더러운' 원료들을 자사 제품에서 영구추방 시켰다. 예를 들어 일반적으로 섬유유연제에는 우지(소지방)가 사용되는데, 옷을 부드럽게 한답시고 소를 도살하는 대신 식물에서 추출한 지방종자를 첨가했다. 이런 메소드의 사연은 곧 그들이 가장 좋아하는 슬로건이 되기도 했다. '더러움에 반대하는 사람들'.
- Tito's Vodka: 텍사스 주의 보드카로 '우리지역에서 만든 홈메이드 보드카'를 강조. 텍사스 주에서 보드카 점유율을 휩씀. 연대감의 힘.
- Sheex: 두 명의 운동선수 출신 창업자가 판매하는 침대시트. 편안한 잠자리, 운동선수들에게 좋은 시트를 제공한다는 신뢰감을 줌.
- Send a Ball: 지인에게 안부 카드나 선물 대신에 공에 메세지를 적어 보내주는 서비스. 부담도 없고 위트있다는 장점으로 큰 관심을 끔.
- 제품 수명주기가 짧아진 요즘, 한번 구입한 제품에 대해 평생 품질 보증을 해주는 Tumi(가방 회사), Orbis(설비 회사)
소회
아직까지 우리나라에서 TOMS는 '헐리웃 스타들, 국내 연예인들이 신어서' 유명해진 귀여운 플랫슈즈의 이미지가 80% 이상이라고 본다. 미국에서 TOMS는 디자인이나 효용 만큼 One for One의 정신을 높이 평가하고 자랑스럽게 여긴다(실제 블레이크 마이코스키는 많은 대학, 고등학교에 축사자로 인기가 높고, 백악관과 헐리우드에서 모두 좋아하는 희한한 CEO다).
One for One은 알았지만, 유쾌하고 도전적인 TOMS의 기업문화와 창업자인 블레이크의 인생철학에서 지속가능한 기업과 서비스의 한 형태(로 예측되는)를 볼 수 있었다.
더불어, 블레이크 마이코스키가 아끼는 명언 중 아래 두 명언이 진한 여운을 남겼다.
너 스스로 세상에 원하는 변화가 되어라. –마하트마 간디
앞으로 20년 후 에는 당신이 했던일들보다 하지 않았던 일들을 더 후회 할 것이다. 그러니 배를 묶어 둔 밧줄을 풀어라. 안전한 항구를 떠나라. 무역풍을 타고 항해하라. 탐험하라. 꿈꾸라. 발견하라. -마크 트웨인
TOMS를 갖고 있는 분들이라면 더욱 재미있게, 없는 분들이라면 TOMS에 동참하고 싶어지게 만드는 기분 좋은 이야기였다.
참고) 균형적인 관점/시각을 위해 어제 소셜 미디어에서 화제가 됐던 글(TOMS의 마케팅이 참을수없이 짜증스러운 이유)과 공정무역과 기부를 비즈니스 모델로 삼은 기업들의 실체를 담은 내용이 포함된 나는 세계일주로 자본주의를 만났다 (코너 우드먼 저)도 함께 보길 권한다.
Fine. xthy.
[맨 위로]
© 2011-2024 THTYL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