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정지훈 교수님의 트위터에서 테크 뉴스를 접하는 팔로워로서 정지훈 교수님의 신작 <무엇이 세상을 바꿀 것인가>은 저자에 대한 믿음으로 가볍게 선택했다.

우리들병원 생명과학기술연구소장, 미래학자, 파워 블로거이자 파워 트위터리안으로 유명한 정지훈 교수(간단한 약력). 전작 <거의 모든 IT의 역사>에는 IT의 과거와 현재에 대한 이야기가 중심이었다면, 이번 <무엇이 세상을 바꿀 것인가>에서는 과거와 현재를 토대로 미래를 그려보고 우리가 가져야 할 자세, 경계해야 할 문제들에 대해 논했다.

저자는 미래를 논하기 위한 방법으로 현재의 '증상, 증거'들을 적극 활용했다. 평소에 저자가 매일매일 습득한 최신 테크 뉴스들과 블로그에 정리한 본인의 통찰력들을 잘 다듬고 카테고리화해 만든 흐름 덕분에 요즘 '핫 한' IT 기술, 기업, 서비스가 무엇인지 한 눈에 살펴보기에 좋았다. 한마디로 정지훈 교수가 작성한 테크 트렌드 리서치랄까!

 

책에서 다룬 내용 중 중요 키워드를 나열해보면 다음과 같다.

  • 작은(공유)경제: Airbnb, SoCar, ZipCar, Exclusive Resorts, Rent the Runway, Groupon, LivingSocial
  • 분산 자본주의: Globe Telecom, GCash
  • 협업 경제: 클라우드 소싱, Wikipedia, Street Scooter, Local Motors, Wikinomics
  • 사회적 기업: 창의적-파괴적 혁신, Galanz, Google Flu Trend, 적정 기술
  • 소셜 미디어: 과도한 집단성, Zapos, 지식의 흐름=인재들의 커리어 흐름
  • 창조적 서비스: 클라우드 컴퓨팅, 클라우드 자본주의, 개방형 클라우드
  • 새로운 노동자: 무인화, Fanuc의 로봇이 로봇을 만드는 공장, U자형 노동임금, 인사이트 노동자
  • 소비자와 함께 생산하고 디자인하기: IKEA Effect, Google Arduino, Maker Faire, Startup Weekends, First Robotics, Mass Customization, Syyn Labs, Burning Man
  • 새로운 세대 C세대(Connected): 인터넷만 2만시간, 초연결시대, 교육이자 놀이의 개념으로서의 게임
  • 빅 데이터와 새로운 컴퓨터: IBM DARPA의 SyNAPSE, 알고리즘에 의해 지배되는 우리들

전체 내용을 리뷰하기는 어렵고, 특히 인상적이었던 몇가지 키워드에 대해서 정리해 보았다.

 

 

책 내용 중 인상적이었던 부분

 

공유경제

Airbnb로 대표되는 공유경제는 물건을 '소유'의 개념이 아닌 '대여와 차용'의 개념으로 인식한다. 때문에 근본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보다 적은 비용으로 수준 높고 효율적인 소비를 하도록 돕는다. 공유경제로 성공한 기업은 기본적으로 전통적인 산업의 틀을 깨는 파괴적인 공격을 한다. 그리고 낭비 요소가 큰 부분을 찾아서 가치사슬에 연계시킨다.

  • 매년 10만 달러의 비용을 내고 17일을 이용하는 별장(Exclusive Resorts는 별장과 콘도, 리조트를 사용하지 않는 기간동안 다른이들에게 임대해서 수익 창출 및 관리를 편리하게 돕는다.)
  • 수천만 원을 들여서 구입한 뒤 보험료와 주차료를 지불하고도 하루의 대부분을 주차장에 세워두는 자동차(ZipCar, SoCar는 카 쉐어링 서비스로 차량소유비, 보험료, 주차료 걱정이 없다.)
  • 특별한 날 며칠 입어보려고 엄청나게 비싼 비용을 지불하고 구매한 고급 드레스(Rent the Runway는 유명 디자이너의 드레스같이 고가지만 며칠 입지 않는 의류를 대여해주는 사업을 한다.)

이들 모두 규모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우리 지구의 소중한 자원임에도 이용되지 않고 사라지는 가치들이었다. 이렇게 버려지는 가치를 '공유'라는 도구를 이용해 재발견하는 것이 바로 공유경제의 핵심이다.

 

협업경제

위키피디아로 대표되는 협업 경제는 이제 일부 IT업종에서만 볼 수 있는 특이한 사례가 아니라 시대적인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 Street Scooter는 50여 개 자동차 관련 기업 컨소시엄으로 구성된 프로젝트로 신재생에너지를 이용한 도시형 공용 스쿠터를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 Local Motors는 오픈소스 자동차 회사로 Micro-Factory을 활용한 신개념 제조 형태를 보여주고 있다. 누구나 자동차를 만들수 있고, 자신의 의견을 반영할 수 있다.

 

사회적기업

하버드 대학 마이클 추 교수 왈. 창의적 혁신이 빈곤에서의 탈출이라는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다음의 네 가지 조건이 충족되어야 한다. 첫째, 빈곤에 시달리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혜택을 줄 수 있을 만큼 '혁신의 규모'가 커야 한다. 둘째, 해결책이 수 세대를 거쳐 유효할 만큼 '지속성'을 지녀야 한다. 셋째, 해결책의 효과가 '가시적' 변화를 만들어내야 하며, 마지막으로 이것이 '효율적' 방식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지식의 흐름

지식의 흐름에서 중요한 요소는 '사람의 이동'이다. 전세계 기업에 있는 주요한 인물들이 어떻게 이동하고 있는지 잘 살펴봐야 한다. 기업은 암묵적 지식을 가진 사람들이 잘 적응하는지, 나아가 능력을 키워 나갈 수 있는지의 여부에 따라 기업의 흥망성쇠가 달라진다. 가치 있는 지식을 가진 인재들이 이동하는 순간 기업의 혁신 가능성도 함께 이동한다.실리콘밸리가 지속적으로 혁신의 원천이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뛰어난 인재들이 모일 수 있고, 이들의 재능이 서로 섞이는 문화가 존재하고, 이를 북돋아주는 환경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자산보다 중요한 능력을 갖춘 사람들의 이동 과정에서는 재능과 지식이 흘러가거나, 새로운 가치의 창출이 가능하다. 따라서 그들이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그 어떤 것보다 중요하다.

 

클라우드 컴퓨팅

찰스 레드베터가 주창한 '개방형 클라우드 선언의 다섯가지 원칙'

  1. 우리는 구글이나 애플과 같은 특정 기업의 표준 클라우드 밑에서 작동하는 디지털 하늘을 원하지 않는다. 우리에게는 이런 기업에 예속되지 않는 공공 클라우드가 필요하다. 위키피디아나 전세계 박물관이 개방형으로 협력해 만드는 월드 디지털 라이브러리와 같은 전세계 공공 클라우드에 대한 논의가 더욱 활발해져야 한다.
  2. 상업적 클라우드의 규제를 피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이 있어야한다. 이들의 지나친 권한을 규제하거나 공정한 경쟁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 도한 사람들이 보다 다양한 클라우드 서비스를 경험할 수 있으며 쉽게 서비스를 옮길 수 잇는 장치가 있어야 한다. 클라우드에 저장된 개인정보는 충분히 안전해야 하며, 클라우드를 제공하는 측이 아니라 개인의 자유의사에 의해서 통제되어야 한다.
  3. 산업시대를 영위했던 기존의 미디어가 새로운 클라우드 서비스의 진입을 막는 행위도 규제해야 한다. 그 중심에는 저작권이 있다. 클라우드 문화는 기본적으로 사람들이 쉽게 협업하고 공유하며 창조하는 것에서 창의성을 증진하고 사회의 가치를 올리는 것이 가장 중요한 가치다. 따라서 지나친 저작권은 사회의 발전을 가로막는다. 새로운 형태의 특허사용계약기술이 필요하며, 이는 개방적인 접근에 기반을 두어야 한다. 비영리 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크리에이티브 커먼즈는 좋은 시작점이 되지만, 창의적인 예술가나 저작을 하는 작가들에게 적절한 보상을 해줄 수 있는 방법이 더욱 많이 고려되어야 한다.
  4. 전세계 정부의 과도한 규제 역시 중대한 위협이 된다. 전세계 정부에서 이러한 패러다임과 문화의 변화를 인지하고 이를 과도하게 규제하기 보다는 지원할 수 있는 설득의 노력이 필요하다.
  5. 개방형 웹에서 가장 무서운 문제는 불평등이다. 아직도 가난한 국가의 국민들은 디지털 세상에 발도 내딛지 못하고 있다. 모바일 웹을 시작으로 다양한 기기와 네트워크 인프라의 보급은 이런 국가의 국민들에게도 매우 중요하다. 클라우드 문화는 글로벌 문화를 증진에도 많은 신경을 써야 한다. 오픈소스 개발도구, 저렴한 기기의 보급, 위키피디아와 같은 서비스의 활성화, 그리고 여유가 있는 쪽에서 기부하고 같이 나누는 문화 등이 더욱 확산되어야 한다.

 

인사이트 노동자

미래 노동자의 모습으로 '인사이트 노동자(Insignt Worker)'라는 개념을 제시했다. 지식 노동자의 주된 역할이었던 정보를 다루고 찾아내며 컴퓨터가 계산한 내용을 바탕으로 새로운 지식을 만들어내고 분석하던 일은 이제 냉철한 판단과 비판적인 사고, 공감 등 기계가 대체하기 어려운 새로운 능력으로 변화할 것이다. 지식 노동자가 비즈니스를 어떻게 관리하고 운영하는지 알았다면, 인사이트 노동자는 비즈니스가 어떻게, 그리고 왜 필요한지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에 대답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지식 노동자에게 전문가를 중심으로 하는 자신의 네트워크가 커다란 힘이 되었다면 인사이트 노동자는 자신의 동료, 그리고 고객까지 포함한 진정성 있는 관계에서 가장 커다란 힘을 얻을 것이다.

이제는 일반적인 것을 많이 아는 제너럴리스트가 스페셜리스트의 가장 무서운 경쟁상대가 되는 세상이다. 복잡하고 어려운 자기 분야에만 능통하고 과거에 보지 못한 상황이 닥쳤을 때 유연하게 대처하지 못하는 조직은 빨리 무너진다.

 

혁신

혁신은 옛 체제에서 번창을 구가한 모든 이들의 적이다 그러나 새로운 체제에서 번창할 수 있는 사람들도 겨우 미적지근한 지지를 보낸다. 그 이유는 부분적으로 두려움 때문이고, 경험에 의해 검증되지 않은 새로운 것을 신뢰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 마이아벨리의 <군주론>

혁신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첨단성'이나 '기술성'이 아니라 바로 '필요성'이다. 때로 정말 아무것도 아닌 프로세스 하나의 변화, 흔히 보던 것들을 부품으로 활용하는 작은 포인트가 커다란 혁신을 일으킨다.

 

 

소회

닷컴열풍 이후 근 10여년만에 '테크 뉴스' 전성기이다. 지치는 기분이 들 정도로 테크 뉴스에 둘러쌓여 지낸다. 애플과 구글, 트위터와 페이스북의 상황, 임원들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연예계 뉴스처럼 쉽게 소비되고있다. 하지만 정작 그들의 변화와 태도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깊게 고민해보거나, 전후상황과 연결해서 유추해보는 노력은 없었다.

<무엇이 세상을 바꿀 것인가>에서 정지훈 교수는 이런 대중을 계몽하는 자세로 본인의 통찰력을 나눈다.  추천!

 

 

Fine. thy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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