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게이츠, 스티브 잡스로 대표되던 혁신적 IT 리더의 자리에 가장 가까운 사람으로 아마존닷컴(이하 아마존)의 창업자이자 최고 경영자인 제프 베조스를 꼽는 이들이 많다.  '제프 베조스를 알 수 있는 유일한 책'이라는 서평처럼 제프 베조스와 아마존의 이야기는 많이 알려져있지 않았다. 순전히 제프 베조스에 대한 호기심과 궁금증으로 선택한 <원 클릭>.

<원 클릭>에서는 크게 세 가지 내용을 다뤘다.

  1. 제프 베조스라는 인물: 전기 수준은 아님, 인물탐구의 깊이가 얕아 아쉬었음.
  2. 아마존 이야기: Best-First 제품, 기능에 대한 이야기와 더불어 뒷 이야기도 흥미로움.
  3. 아마존과 제프 베조스의 비전과 미래 : 개인적으로 아마존과 제프 베조스를 다시보게 된. 가장 흥미있었던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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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프 베조스는 어떤사람인가?

제프 베조스(이하 베조스)의 자라온 환경이나 캐릭터가 중산층에서 잘 자란 빌 게이츠와 반항적 괴짜였던 스티브 잡스를 미묘하게 섞은 듯한 느낌이다(경영스타일, 리더십 외). 개인적으로 저널리스트들이 쓴 기업에 관한 책이나 전기를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는 뻔하디 뻔한 이야기가 아닌 뒷이야기들로 대상에 대한 ‘막연한 환상’을 깨주기 때문이다.
  • 베조스는 좋은 집안에서 안정적으로 교육 받았고, 프린스턴에 진학했다. 그는 프린스턴 시절 자신이 언제나 모든 것을 잘할 수는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전공을 물리학에서 컴퓨터공학으로 바꿨다고 한다. “프린스턴에서 배운 중요한 교훈 하나는 내가 물리학자가 될 수 있을 만큼 똑똑하지 않다는 사실이다.”
  • 프린스턴 졸업 후 베조스가 월스트리트의 투자기관에서 일할 때 보통사람들의 추측과 달리 그는 투자 상담사로 들어간 게 아니었다. 베조스는 통신 프로토콜을 만들었고, 네트워크 구축 부분을 맡았다. 이 때 우수 엔지니어로 이름을 날리며 창업 조력자들을 만났고 아마존의 아이디어를 수집했다.
  • 베조스는 어린시절 할아버지의 영향을 많이 받아 우주에 큰 관심과 믿음을 보였다. 이는 현재 그가 집중하고 있는 새 프로젝트의 행보에서도 드러난다. "제가 그것이 실현되는 데 어떤 방식으로든 기여했으면 좋겠습니다. 지금 인류는 하나의 행성에 모든 것을 걸고 있는 것 같습니다.", "우리는 사람들이 보다 안전하게 그리고 보다 낮은 비용으로 우주를 여행하도록 만들고 싶습니다." 베조스는 구글의 세르게이 브린, 테슬라 모터스의 엘론 머스크, 버진 애틀랜틱 에어웨이스의 리처드 브랜슨과 함께 우주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자금을 투자하는 거부 기업가 중 한 명이다.
  • 베조스는 휴렛팩커드를 비롯한 실리콘밸리의 다른 전설적인 기업들처럼 차고에서 회사를 시작한다는 자부심을 갖고 싶었다. (창업 초기 그가 준비한 자본은 보통의 사무실을 얻기에 충분했지만, ‘기분’ 때문에 차고에서 시작했다는 점에서 베조스의 귀여운 허세를 엿볼 수 있다.)
  • “베조스는 전자상거래 사업을 하면서 자본주의를 노골적으로 드러내지는 않는다. 다시 말해 ‘사람들이 원하는 것을 찾을 수 있게 도와주자’, ‘사람들이 보다 현명한 구매 결정을 내리도록 돕자’ 하는 식으로 외친다. 직원들을 유혹할 때는 약간의 스톡옵션이 딸린 저 급여 일자리라고 설명할 뿐만 아니라 삶을 바칠 만한 일이라고 강조한다.” 베조스를 ‘올해의 인물’로 선정한 1999년 12월 타임조차도 그를 “병적으로 쾌활하고 전염성 높은 열정을 지닌 인물”이라고 표현한다.
  • "베조스는 많은 것을 요구하고 세세한 부분까지 관여하려 드는 리더입니다. 상사로 모시려면 스트레스를 많이 받을 수 밖에 없어요. 초창기 멤버 가운데 지금까지 남아 있는 사람이 거의 없는데, 그런 그의 스타일도 한몫 했지요. 그는 굉장히 변덕스럽고, 사람들 다 있는 자리에서 부하 직원을 가혹하게 야단치며 몰아붙이는 나쁜 습관을 가졌습니다." (아마존의 첫 번째 직원 쉘 카판)
  • 계산적인 과대망상증 환자라기보다는 순진하게 낙관적인 괴짜라고 그를 표현하는 게 더 맞다. 아마존은 일하기 즐거운 곳이다. 스트레스를 받지만 그건 좋은 의미에서의 스트레스였다. 제프는 직원들에게 무척 긍정적인 태도를 가진 사람이다. (아마존의 전 프로그래머 페리 하트만)
  • 베조스는 다른 직원들과 달리 늘 많은 시간을 회사에서 보내지는 않았다. 신생 회사의 직원들에게 시간외 근무는 선택사항이 아니라 당연한 임무인 법이다. 아마존 프로그래머들은 프로젝트 마감일을 맞추기 위해서 밤 샘 근무를 밥 먹듯이 해야 했다. 하지만 베조스는 야간 근무에 동참하지 않았고, 일부 직원들은 이를 못마땅하게 여겼다. 아마존에 일했던 한 직원은 베조스가 ”항상 여덟 시간 취침을 한다는 사실을 자랑하듯이 말하곤 했다”고 회상했다.
  • 비용 지출을 극도로 아끼는 CEO라는 평판은 베조스에게 매우 중요했다. 창업 이후 수년 동안 그는 아마존 사무실의 책상들이 문을 개조해서 만든 것이라는 사실을 유난스럽게 강조했다. 그것은 베조스가 신중하게 만들고 관리하는 대중적 이미지의 일부였다. 그는 수년 동안 자신의 그런 검소함을 널리 인식시키려고 애썼으며 인터뷰 자리에서는 반드시 문으로 만든 책상에 대해 언급했다. 심지어 그가 사용하는 책상의 사진이 <배니티 페어>에 실리기도 했다. “제프는 상대적으로 다소 비싸다 할지라도 외형상 ‘저렴해 보이는’ 물건을 사라고 말하곤 했어요. 검소하고 낭비하지 않는 기업 문화 이미지를 강화하기 위해서였지요.”(아마존닷컴의 첫 번째 회계 책임자 지나 마이어스)
  • 베조스의 이상형은 제 3세계의 감옥에서 나를 구해줄 수 있는 여자, 즉 지략이 풍부한 여성이라고 여러 차례 밝혔다.

 

왜 인터넷 서점이었나?

서점 창업에 관한 강좌 수강, 온라인으로 몇몇 상품을 직접 주문해본 경험, 컴퓨터 한 대,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두 명, 아내 그리고 차고. 이것이 당시 베조스가 가진 전부였다. 하지만 그는 온라인 서점을 세상에 선보일 준비가 충분히 되어 있었다.<

“기술 중심의 여러 회사가 그다지 크게 성공하지 못하는 것을 목격해왔기 때문에 수익이 어디서 나오는지 분명하게 설명할 수 있는 베조스의 사업 아이디어가 마음에 들었습니다.” (아마존의 첫 번째 직원 쉘 카판)

1995년 인터넷 사용인구는 1600만이었고, 1996년에는 3600만이었다. 1년 사이 125% 증가한 것이다. 그 후 2년 동안 인터넷 사용 인구 증가율이 100% 미만이긴 했지만, 현재는 인터넷 사용인구가 17억 명이 넘는다. 우리는 베조스가 빠른 증가율을 보이는 무언가를 목격하고 거기서 기회를 포착하는 능력을 가졌음에 주목해야 한다(트위터 계정도 2009년에 1500% 증가했지만, 이런 증가율을 이윤과 연결시킬 성공적 방법을 아직 찾아내지 못하고 있음).

인터넷이 엄청나게 많은 사람이 모이는 공간이 될 것이라는 사실, 그리고 사람들이 모이는 공간에서는 그들에게 무언가를 판매할 기회를 포착할 수 있다는 사실, 베조스는 여기에 주목했다. 문제는 ’어떤 상품을 팔 것인가’였다. “나는 오로지 온라인이 우위를 점할 수 있는 무언가를 원했습니다. 물리적 세계에서는 모방 할 수 없기에 우위를 점할 수 있는 무언가를 말입니다.” 결국 그가 찾은 답은 ‘책’이었다.

  • 상품의 친근성: 책이 뭔지 모르는 사람은 없다. 복제품이나 모조품에 대한 걱정도 없다.
  • 커다란 시장 규모: S/W 시장은 가능성은 높았지만 특정 업체 의존도(MS 등)가 높아 가격 할인 등이 어려웠고, 책은 어떤 카테고리의 상품보다 가장 많은 상품 개수가 존재하고, 연간 소비자가 도서 구입에 쓴 돈이 음반 구입 비용보다 높았다. (미국, 1994년 기준)
  • 경쟁: 최대 서점 체인 두 곳은 반스앤드노블과 보더스 그룹으로 시장의 25%를 점유했고, 체인이 아닌 독립 서점들은 21%, 나머지는 서점이 아닌 슈퍼마켓, 마트, 북 클럽, 우편 주문 등으로 판매되었다. 대부분의 업체는 재고 보유량이 대단히 적었기 때문에 갈수록 빠른 만족을 원하는 고객들을 충족시키기 힘들었다. 대형 서점체인도 5000평이 넘는 매장에서 17만 5천 권 이상은 수용하지 못했다.
  • 재고의 확보: 당시 최대 도매상인 잉그램 그룹과 베이커앤드테일러를 통해 충분한 재고를 확보할 수 있는 수단이 있었다. 이들이 전략적으로 배치한 창고가 미국 전역에 있어 2~3일 내에 즉시 서점들에 책을 공급할 수 있었다.
  • 판매 서적 데이터베이스 구축: 판매용 서적에는 ISBN(International Standard Book Number)라는 표준번호가 있다. 이로 인해 도서들의 데이터베이스를 작성, 검색하는 일은 한층 쉬워졌다. 책에 관한 모든 정보는 온라인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세심하게 체계화되어 있는 상태였다.
  • 할인 기회: 매장을 운영하는 서점은 부동산 비용, 재고관리 비용 때문에 할인의 기회나 가능성이 현저하게 떨어지지만, 온라인 서점이라면 반대로 커다란 가격 경쟁력을 갖출 수 있으리라 전망되었다.
  • 배송비용: S/W나 음악 CD 처럼 책은 작은 우편요금으로 익일 배송 서비스로 배송하기가 쉽다. 무게 또한 230~1000그램으로 CD보다는 무겁지만 컴퓨터나 여타 가전제품보다는 훨씬 가볍다.
  • 온라인의 잠재력: S/W 프로그램을 통해 책의 제목, 카테고리를 분류/정리/검색할 수 있기 때문에 온라인에서 책을 찾고 구매하기 더욱 편해진다. 더불어 대형 서점이 보유하는 책 종류의 5배인 100만 종의 책을 검색할 수 있는 환경도 제공한다.

 

아마존 이야기

<원 클릭>에는 아마존의 첫 웹 사이트의 컨셉, 구조부터 이후에 인터넷 쇼핑을 선도한 여러 기능들까지에 대한 기록이 풍부하게 담겨있다. 지금 우리가 너무도 당연시하는 인터넷 쇼핑몰의 구매 매커니즘, 여러 기능들이 모두 아마존에서 시작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지금 보기에 별거 아닌 것 같은 기술이지만, 15년 전 일이라고 생각하면 놀라운 인터넷쇼핑의 ‘조상’!
  • 1995년 7월 16일, 아마존이 드디어 온라인 서점 서비스를 개시했다. 이는 시기적으로 볼 때 딱 적절한 시점이었다. 점점 많은 대중이 인터넷을 향해 몰려들기 시작할 즈음이었고, 또 많은 경쟁 업체가 강력한 전자상거래 웹사이트를 만들기 전이었기 때문이다. 아마존은 최신 기술과 깔끔한 디자인으로 무장한 채 인터넷 사용 인구가 크게 늘어나 1600만 명에 이르렀을 무렵 세상에 등장했다. 베조스는 배양 접시 속의 세균만큼이나 사용자가 빠르게 늘어나는 인터넷을 이용해 다른 경쟁자들과 달리 초반이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었다.
  • 고객의 선호도를 파악하여 그와 비슷한 취향, 구매 패턴을 지닌 고객들을 식별해내어 상품을 추천하는 협업 필터링 기능은 과거 대형 소매업체들이 제공하지 못하는 전자상거래만의 특장점이다. 아마존은 이 기능이 가장 강력하고 효율적으로 적용된 대표적인 예이다.
  • 사람들이 아마존 웹사이트에 회원으로 가입하지 않아도 얼마든지 책을 검색하거나 ’장바구니’에 담을 수 있었다. “사람들이 계정을 만들기 전이라도 주문 프로세스에 익숙해지도록 하기 위해서였지요. 반드시 계정을 만들수록 하는 것은 일부 초창기 전자상거래 사이트들에서 중요한 장애물이었습니다.” 아마존의 첫 번째 직원 쉘 카판의 설명이다.
  • 온라인상에 신용카드 정보를 남겨놓는 것을 불안하게 여길 고객들을 위해 베조스는 ’고객을 배려하는’ 주문 과정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 “구매 과정의 매 단계마다 항상 사용자에게 주문에 확신이 서지 않으면 얼마든지 진행을 취소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식시켰습니다. 상품을 장바구니에 담기 위한 버튼 옆에 제가 ‘원하시면 나중에 언제라도 주문이 가능합니다’라는 문구를 만들어서 집어넣었던 기억이 납니다.” ‘웹’이라는 것이 아직은 대부분의 사람에게 새롭고 혼란스러우며 두려움도 갖게 만드는 대상이었던 만큼 온라인 세상에서 신뢰감을 심어주는 것은 대단히 중요한 일이었다(물론 지금도 중요하다).
  • 베조스는 오프라인 서점이 제공하기 힘들거나 불가능한 서비스를 개시하기로 마음먹었다. 인터넷에서는 그 특성상 양방향 소통이 가능하다. 베조스는 이 점에 착안하여 고객들이 웹사이트에 직접 참여 할 수 있도록 했다. 책에 대한 애정을 마음껏 표현하고 자기 의견을 남에게 알리고 싶은 독자들의 욕구를 충족시켜준 것이다. 아마존에서는 독자가 책을 읽은 후 리뷰를 웹사이트에 남길 수 있었고 다른 독자들이 그 리뷰를 평가할 수도 있었다. 아마존은 독자가 온라인상에 올린 질문에 저자에 답해주는 시스템도 마련했다.
  • 아마존은 각각의 고객에 맞게 웹사이트 화면이 ‘다르게 보이는’ 시스템도 도입했다. 해당 고객이 관심을 가진 분야의 책들을 화면에 보여 주거나 과거 구매 패턴을 토대로 추천도서를 제시하는 등의 방식으로 말이다. “이와 같은 쌍방향적 서비스는 엄청난 효과를 낼 것이다.” 베조스는 1996년에 이렇게 예측했다. “오프라인 세계에서는 이런 방식을 도입할 수 없다. 오프라인 서점은 보편적으로 받아들여질 만한 공통분모를 염두에 두고 만들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킨들과 웹서비스

인터넷 서점으로 머물 수 있었지만, 베조스는 변화를 민감하게 읽어냈고 혁신했다. 킨들이 아마존을 '소매업'에서 'IT산업'의 중심으로 옮겨온 신호탄이었다면, 킨들 파이어는 '모바일'로 넘어오는 계기가 됐고 클라우드를 비롯한 웹 서비스는 구글과 애플에 대적할 'IT 서비스' 업체로서의 기술력을 증명했다.
  • 킨들을 개발하는 아마존 자회사인 랩126(Lab126)은 몇 년간 비밀리에 움직였다. 랩126은 실리콘밸리 쿠퍼티노에 있었고, 애플과 팜에서 다른 개발자들도 영입해왔다. 랩126 웹사이트에는 ”사상을 놀라게 할 통합 소비자 제품”을 만드는 중이라는 사실만 알려두었다. 베일에 싸여 있던 랩126의 수수께끼는 2007년 11월 19일 전자책 리더 킨들의 출시로 드디어 풀렸다.
  • 베조스는 킨들이 더 바람직한 책 형태라고 주장한다. 그의 말에 동의하는 사람도 많다. 킨들을 만들 때도 그는 처음 온라인 서점을 시작할 때 취했던 것과 같은 전략을 택했다. 즉 단순히 물리적 종이책을 모방하는 것이 아니라 독특하고 남다른 제품을 만들기로 한 것이다. “종이책을 넘어서는 종이책을 만들 수는 없다. 따라서 종이책으로는 불가능한 무언가를 창출해야 한다. 즉시 사전검색 기능, 글꼴 변경, 60초 안에 콘텐츠 무선 다운로드 같은 것 말이다. 종이책보다 더 뛰어난 서비스를 구축해야 한다.”
  • 아마존이 킨들에 주력할 것이냐 아니면 전자책 콘텐츠에 주력할 것이냐에 대해 일각에서는 아마존이 전자책을 할인 판매하기보다는 차라리 킨들을 무료로 배포하는 것이 어떻겠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베조스는 이미 킨들 가격을 139달러까지 내린 바 있다. 2009년 10월에는 존 워켄바크라는 블로거가 킨들 가격의 하락 추세를 그래프로 그려보고는 2011년 후반에는 ’0′이 될 것이라고 예상하기도 했다. <와이어드> 창업 멤버인 케빈 벨리가 킨들 가격이 계속 낮아지는 현상에 대해 베조스에게 묻자, 베조스는 웃으면서 "아, 눈치채셨군요"라고 답했다.
인터넷 유통에 그치지 않고 기술력과 과감한 투자를 바탕으로 웹 서비스 쪽 사업을 적절히 선점한 것도 아마존을 만만하게 보면 안되는 이유 중 하나다.
  • 아마존 웹서비스(AWS, 클라우드 서비스)는 2010년 약 5억 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전체 매출의 2퍼센트가 안되지만 영업 이익률은 최고 23퍼센트로, 나머지 사업 부분의 5퍼센트와 비교해 크게 높다.

 

베조스와 아마존의 뒷 이야기

  • 책 제목이기도 한 '원 클릭'은 아마존의 대표 기능이자 상품 구매에 필요한 클릭 횟수를 1회로 만드는 방법 특허(Process Patent)로 미국 법률 저널에서는 “비독창적인 소프트웨어 특허로서 가장 기억할 만한 사례일 것” 라고, 팀 오라일리는 “비상식적인 지적 재산 환경을 보여주는 또 하나의 사례”라며 비판했다. 베조스는 원 클릭 특허 무효화에는 절대 동의할 수 없다고 하면서 평범한 기술에 대한 특허를 반대하여 특허 규정이 더 강화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 선물 전환 규칙 마법사(Gift Conversion Rules Wizard): 선물 수령자의 친척이 선물을 구매했을 때 수령자에게 그 사실을 알려주어 수령자가 그 선물을 받길 원하지 않는 경우 배송되기 전에 그것을 다른 것으로 바꿀 수 있게 해준다. 선물 전환 규칙 마법사는 사전 설정을 해놓으면 ’모직 의류는 받지 않음’, ‘숙모에게 온 모든 선물은 나의 확인을 거친 후 상품권으로 전환함’ 등의 옵션을 사용하게 해준다. 이 특허 기술의 개발자 역시 베조스이다. 특허출원서에는 "특정한 선물이 상대방 마음에 들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점을 감안하여 선물 보내는 사람이 더욱 신중하게 선물을 고를 수 있다."라고 적혀있다.
  • 베조스는 회사 이름을 처음에 ’아브라카다브라(abracadabra)’에서 딴 ’카다브라(Cadabra.Inc)’로 했다.(1994년 7월) 7개월 후 베조스는 회사명을 아마존으로 바꿨다. A로 시작해서 리스트 상위에 올라가고, 세계에서 가장 긴 강으로 상징되는 큰 포부, 사람들이 쉽게 쓰고 발음할 수 있는 것 등을 고려했다. 더불어 꼭 ’아마존닷컴’으로 불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마존은 처음으로 크게 성공한 ’닷컴’ 기업이 되었다. 물론 나중에는 ’닷컴’이 경멸적인 용어가 되긴 했지만.
  • 베조스는 아마존이 110만 종의 도서를 제공하는 서점이라고 말했지만 실제로 아마존 데이터베이스에는 150만 종이 존재했다. 훗날 한 소식통이 경제경영서 저자인 로버트 스펙터에게 전한 바에 따르면, 처음에 일부러 종수를 적게 말하고 나서 나중에 150만이라고 발표하면 소비자들에게 제공 도서의 종수가 늘어난 것처럼 보이게 만들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 베조스의 아이디어가 언제나 성공한 것만은 아니다. 1999년 3월에 그는 이베이에 대항할 아마존 옥션스 서비스를 개시했지만 실패를 맛보았다.
  • 아마존은 자사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에 관한 정보를 수집하는 대표적인 기업들 가운데 하나다. 그러나 요즈음 개인 정보 침해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것은 아마존이 아니라 구글이다(2010년 구글이 서점 사업에 뛰어들겠다고 발표했을 때 개인 정보 보호 옹호론자들은 구글이 소비자의 구매 패턴에 관해 너무 많은 정보를 갖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아마존의 데이터베이스에 대해선 까맣게 잊어버린 듯이 말이다).
  • 베조스는 자신이 요구하는 낮은 공급가를 맞춰주지 않는 출판사에 대해서는 아마존 웹사이트의 판매 목록에서 해당 출판사의 책들을 일시적으로 없애버리는가하면, 해당 출판사의 책들 옆에 있는 ’원 클릭’이나 ’장바구니에 넣기’ 버튼을 지워 버리는 등, 여러 가지 전술을 동원했다.

 

아마존의 인재상

  • 베조스는 최대한 꼼꼼하고 까다롭게 지원자들을 판단하라고 면접관들을 닦달하곤 했다. 베조스는 화이트보드에 지원자의 경력 및 자질을 정리한 자세한 표를 그려보고 조금이라도 채용이 망설여지는 사람은 곧바로 탈락시켰다. 누군가에게 인재를 추천 받은 경우에 베조스는 그 추천인에게 해당 인재의 가장 뛰어난 강점과 지금껏 저지른 가장 심각한 실수를 말해달라고 요청했다.
  • “우리는 인력 공급 에이전시 측에 ’괴짜들을 추천해달라’고 요청합니다.” 그렇게 추천 받은 인재들 중에 도서 판매 분야에 경력을 가진 사람은 거의 없었다. 하지만 베조스는 다른 영역에 남다른 관심을 가진 사람, 업무 이외의 영역에서 특별한 재능을 가진 사람에게 끌렸다. 예컨대 초등학교 때 철자 맞히기 대회에서 우승한 사람, 바로크 음악광, 스포츠에 남달리 뛰어난 사람, 산악 등반에 빠져있는 사람 등등 말이다. “오랜 시간 열정적으로 일할 수 있으려면 함께 일하기 즐거운 사람들이 곁에 있어야 합니다”라고 베조스는 말했다. 하지만 똑똑한 머리도 중요했다. 입사 지원자들은 SAT 점수와 대학 평균 평점을 제출해야 했다. 예컨대 전략적 성장 담당 부사장인 라이언 소이어는 옥스포드 대학에서 시를 전공했으며 로즈 장학금을 받은 수재였다.

 

소회

<원 클릭>을 읽는 중에 '아마존과 창업자에 대한 이야기'라는 내 설명에 "그런 뻔한 이야기를 왜 읽어요?"라는 질문을 받았다. 나는 아마존에 대해서도 잘 모르고(트랜스포머 목소리변조 헬멧과 컴퓨터 주변기기는 미국있을 적에 아마존에서 사본적이 있긴하지만) 제프 베조스는 생소할 지경이어서 공부하는 기분으로 읽었고, 아직도 '뻔하다'는 것의 의미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구글, 애플, 페이스북, 트위터의 창업 배경이나 CEO들의 이야기는 홍수 수준인데 유독 아마존과 제프 베조스는 상대적으로 과소평가 되어있었다(시가총액, 수익 성장률 등과 비교해서). 그러던 중 아이러니컬하게 스티브 잡스의 사망과 동시에 혁신가이자 리더로서 제프 베조스는 재조명 받았다. 항상 시대와 대중은 새로운 '영웅'을 원한다. 제프 베조스가 스티브 잡스의 자리를 이어주길 바라는 대중의 마음이 컸다는 반증인것 같다.

20여년 아마존을 이끌고 혁신해온 제프 베조스. <원 클릭>에서는 '뻔한' 닷컴 기업으로 끝날 수 있었던 아마존이 어떻게 킨들과 클라우드, 웹서비스까지 선보이고 향후 애플-구글을 위협하는 기업으로까지 평가받는지에 대한 많은 힌트를 준다.

아마존에서 구매해본 이력이 있으면, 인터넷 쇼핑몰에 종사하거나 관심이 있다면, S/W 기반 기업 창업과 업무 스타일에 호기심이 있다면 더더욱 읽기를 권함. <원 클릭>.

 

Fine. thy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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