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런스 독서법 (이동우 저)
균형있는 독서를 위해 어떤 책을 읽어야 하는지, 나에게 맞는 책은 어떤 것인지, 베스트 셀러는 꼭 읽어야 하는 것인지, 왜 우리는 책 읽기를 싫어하는지 등을 쉽게 정리한 <밸런스 독서법>
<밸런스 독서법>의 저자이자 북세미나닷컴, 지식라이브러리의 이동우 대표. 이동우 대표는 대학시절 학과에서 주최한 명사 세미나에서 처음 알게됐다. 5-6년 전인데도 그 세미나가 아직까지 기억에 선명한건 이동우 대표의 프리젠테이션 때문. 키노트로 청중을 압도했고, 약골이었던 그가 마라톤을 완주하는 체력을 갖게된 이야기 등 그의 스토리텔링은 인상적이었다. 더불어 가장 중요했던 발표 내용 역시 흥미로웠다. 그는 "베스트셀러를 믿지 말라", "유명인의 추천사, 번역, 감수를 믿지 말라"등 기성 출판사들의 잘못을 지적하고 올바른 책 고르기, 독서법에 대한 조언으로 강연을 채웠다.
그리곤 한동안 이동우 대표에 대해서는 잊고 지냈는데, 도서관에서 '독서법'으로 도서 검색을 하다가 그가 2009년에 출간한 <밸런스 독서법>을 발견했다. 개인적인 취향과 선호 때문에 경영, 기업분석, IT 관련 책, 그리고 많이 팔린 베스트/스테디셀러 위주로 '편식'중이었는데, 그 고민을 덜어줄 수 있지 않을까 해서 읽어보게 됐다.
밸런스 독서법?
<밸런스 독서법>의 세 문장 요약
이 책은 왜 우리가 책을 읽지 않는 문화를 갖게 되었는지를 설명하고, 왜 밸런스 독서가 중요한지를 설명하고자 한다. 또 밸런스 독서의 법칙이 무엇인지를 설명한다. 그 다음으로 우리가 잘못 알고 있는 독서법의 오류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책을 읽어야 하는 아홉 가지 분야에 대해서 하나씩 설명하고 각 분야마다 10권의 책을 추천했다.
책 안 읽는다고 탓하기 어려운 미디어 환경
미디어는 '쿨미디어'와 '핫미디어'로 구분된다. '쿨미디어는' 두 개 이상의 감각기관을 이용하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어, 영화를 보는 것은 눈으로 보고 귀로 듣기 때문에 쿨미디어에 해당한다. 반면에 책을 읽는 것과 같이 시각에만 의존하거나, 라디오를 청취하는 것과 같이 귀에만 의존하는 미디어는 '핫미디어'로 구분된다. 쉽게 말해서 정보의 양이 하나의 감각으로 들어오면 그 감각기관 하나가 매우 피곤하므로 '핫미디어'라고 말하고, 두 개 이상의 감각기관으로 나뉘면 덜 피곤하기 때문에 '쿨미디어'로 분류된다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 이렇게 점점 '쿨'해져 가고 있는 시대에 대표적인 '핫미디어'인 책을 읽지 않는다고 탓할 수도 없다.
중요한건 알겠는데, 어떻게 할지 뭘 읽어야 할지는 아무도 안 알려주는 상황
사람들은 독서가 중요하다는 말만 들어왔을 뿐, 그 이상의 무엇을 배운 적이 없다. 이를테면 독서를 어떻게 하는 것이며 어떤 책부터 어떻게 읽어야 한다는 구체적인 이야기는 들어본 적이 없다. 내 기억으로도 학교에서나 회사를 다닐때도 그와 같은 이야기를 들어본 적은 없다. 무조건 책이 중요하다는 이야기, 또 책을 읽고 정리하는 방법과 왜 책을 읽어야만 성공하는지에 대한 이야기는 수없이 많이 들어왔지만, 정작 중요한 것, 어떤 수준에서 어떤 책을 읽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배운 바가 없다. … 세상의 모든 독서법은 리더와 CEO를 중심으로 이루어져 있기 대문에 20대와 30대를 위한 독서법은 찾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밸런스 독서를 위한 팁
- 밸런스 독서는 지식이 탄생한 시간에 대한 차별을 두지 않고 균형 있게 읽는 것이 가장 기본이다. 쉽게 말해서 과거에 만들어진 지식부터 현재, 그리고 미래를 예측하는 책까지 모두 읽을 수 있어야 하고 또 읽어야 한다. 우선 과거에 만들어진 지식인 '인문학'은 대표적인 중심축에 해당하고, 현재의 지식은 대부분 '트렌드'라는 이름으로 기억되며, 미래를 위한 지식은 '미래학'이라고 할 수 있다.
- 20대는 자기계발과 같은 쉬운 분야의 책을 읽는 것이 먼저다. 사회생활의 기본과 어떤 노력을 해야 성공할 수 있는지 밑그림을 그리는 것이 중요하다. 그 다음으로 심리학 책을 봐야 한다. 심리학은 나와 타인의 관계를 이야기하거나 자신의 문제를 스스로 점검할 수 있는 작은 지식들을 이야기 하는 경우가 많은데,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20대는 심리학을 읽어야 한다. 그리고 인문학이다. 인문학은 과거 역사와 인물을 다루지만, 그 역사에서 배우는 것이 적잖다. 20대이기 때문에 무엇을 해도 천천히 조급함이 없이 가야 한다. 또 리더십을 훈련해야 하고, 사회가 움직이는 트렌드인 현재의 지식을 배워야 한다. 여기까지 책을 보았다면 그 다음 조금 어려운 주제가 등장한다. 바로 국제정치경제와 금융 분야다. 이 분야는 20대 초반에는 이해하기가 어렵다. 아무리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의 강의를 듣는다고 해도 이 분야의 이해는 당장 이루어지지 않는다. 그리고 미래학과 지식의 융합을 보아야 한다. 미래학은 미래에 어떤 일이 일어날지를 가늠하고 준비하는 잣대로 활용해야 하며 지식의 융합, 즉 최근 들어 크로스오버의 지식은 제일 마지막에 보는 것이 좋다. 마지막 남은 것이 재테크인데, 이 모든 지식을 섭렵했다면 그 다음 재테크를 보아야 한다. 20대에게 중요한 것은 재才테크이지 재財테크가 아니다.
- 30대 밸런스 독서 순서: 트렌드 > 국제정치경제와 금융 > 인문과 역사 > 미래학 > 리더십 > 심리학 > 자기계발 > 지식의 융합 > 재테크
- 밸런스 독서를 방해하는 걸림돌 중에 가장 첫 번째는, 책 한 권으로 인생이 바뀐다고 생각하는 착각이다. 우리는 책 제목이 말하는 것처럼 그 분야의 전문가가 될 수 있다고 착각하는 경우가 많다. … 하지만 현실적으로 이야기해서 책 한 권을 읽는다고 그렇게 되는 것은 아니다.
- 독서의 균형이 무너지면 좋아하는 분야의 지식만 찾게 되고 더욱더 그 분야에만 몰두하게 된다. 그 분야에 대해서는 시간이 갈수록 정통하지만 다른 분야는 잘 모르는 현상이 벌어진다. 음식으로 본다면 편식을 하는 셈이다.
- 독자에 따라서는 트렌드와 관련한 도서가 인문학처럼 깊은 맛이 없거나 누구나 관찰할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해서 폄하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미 우리가 알고 있는 현상을 논리 정연하게 정리한 트렌드 도서는 우리로 하여금 사실과 사태를 명확하게 해석하게 해주는 큰 장점이 있다.
- 베스트셀러를 반드시 읽어야 할까? 민감한 문제이긴 하지만, 나는 베스트셀러라고 해서 반드시 읽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다시 말하지만 베스트셀러는 단기간에 가장 많이 팔린 책을 의미한다. 많이 팔렸다고는 하나, 어떤 사람들이 사갔는지는 독자들이 알 수 없다. … 그렇기 때문에 나와 직접적으로 연관이 있는지 아닌지에 대한 판단을 할 수 없다. 물론 베스트셀러는 이 시대의 지적 대기권을 반영하기 때문에, 사회가 대략 어느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는지에 대해 가늠해볼 수 있는 잣대가 되는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이것은 일시적 유행에 불과하다. 유행은 알아두어서 손해 될 것은 없지만, 내가 읽어야 하는 책의 순서가 있고 배움의 깊이가 남다르다면 베스트셀러를 쫓아 책을 읽는 것은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 밸런스 독서를 위해서는 나 자신을 잘 알아야 한다. 어떤 것이 필요하고, 어떤 것을 좋아하는지 판단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내가 앞으로 무엇을 하고자 하는지도 알아야 한다.
- 독서를 하는 사람들 중에 위험한 유형의 독서 형태를 가진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좋아하는 책 한 권을 만나면 무조건 그 책에 빠지고 만다. 그 책이 주장하는 모든 것은 옳고, 그 책을 쓴 저자 또한 무엇을 해도 올바른 행동을 한다고 믿는다. 일종의 '맹신'이다. 이때, 매우 위험한 일이 벌어진다.
저자의 직언
사람들은 외국 저자와 국내 저자를 비교하면서, 외국 저자는 항상 올바른 이야기를 하고 있고, 국내 저자는 항상 부족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사실 이것은 일반 독자뿐만 아니라 온라인 서점과 오프라인 서점의 MD들도 대체로 비슷하다.
술집에서 소주 한 병을 시킬 때, 남자들 대부분은 어떤 소주를 마실지 오랫동안 고민하곤 한다. 그 정성을 책 고르는 정성에 절반만 하더라도 좋은 책을 고를 수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에선 앨빈 토플러가 유명하지만, 우리가 선진국이라고 부르는 나라에서는 앨빈 토플러가 그리 유명한 저자도, 미래학자도 아니다. 그의 대표작 <부의 미래>는 아마존의 베스트셀러 순위 100위 안에도 들어간 적이 없다.
세상에서 가장 성공했다고 하는 사람들의 책을 모아서 읽어보면 그들의 성공 비결은 무엇인가 특별한 것이 있을 것 같았는데, 그들의 삶을 조명해보면 오히려 단순한 점을 발견할 수 있다. 그들은 하나같이 삶의 원칙을 중요하게 여기고, 어떤 일이 있더라도 원칙을 고수하는 삶을 살아갔다는 점이다.
책 읽는 것 자체가 중요하지, 그것을 어떻게 해서 누군가에게 보여주는 일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밸런스 독서법>에서 추천한 작가와 작품
<밸런스 독서법>이 2009년에 출간됐기에 트렌드나 경영/경제, 국제금융 관련 책들은 감이 떨어질 수도 있다. 그래서 책 내에서 추천한 저자들을 정리했다(주로 미래학, 경제 분야).
- 기 소르망
- 제러미 리프킨 (소유의 종말, 유러피언 드림)
- 자크 아탈리 (미래의 물결)
- 돈 탭스콧 (디지털 네이티브, 매크로 위키노믹스, 위키노믹스)
- 토머스 프리드먼 (코드그린)
- 수잔 스트레인지 (국가와 시장, 매드머니)
- 르몽드 편집부
- 밀턴프리드먼 (화폐경제학)
- 이상건 미래에셋 투자교육연구소 부소장
- 박경철 원장
소회
<밸런스 독서법>은 다소 호불호가 갈리는 책인 것 같다. 청소년 권장도서로도 선정됐지만, 저자의 생각에 논리적 설득력이 부족하다는 혹평도 많다. <밸런스 독서법>에 '독서법'이라는 이름을 붙이기에 아직 저자의 내공, 통찰도 부족하고 학문적, 역사적인 정리의 단단함도 아쉬운 부분이 있었다.
그럼에도, <밸런스 독서법>을 추천하는 이유는 아래의 내용에 대한 갈증이 풀리는 유니크한 책이기 때문이다.
- '나만의 책 고르기 방법'에 대한 필요
- 다양한 분야 책 읽기의 당위성
- 베스트 셀러와 우리 출판계의 이면
- 나는 무엇을 위해, 어떤 목적 혹은 과정을 위해 독서를 하는지
Fine. thy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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