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귀한 건축가 I.M.페이
1983년 프리츠커상 수상자로 루브르 박물관의 그랑 루브르를 설계한 건축가 Ieoh Ming Pei(이오 밍 페이, 이하 I.M.페이). '고귀하다'는 표현과 어울리는 그의 건축 작품들.
1940년대 하버드와 MIT에서 건축공부를 한 중국계 미국인 건축가라는 이력과 통하듯 동서고금을 오묘하게 버무려 표현하는 그의 건축물들은 참 좋다(마지막 모더니즘 건축가로 평하고, 돌-콘크리트-유리-강철을 이용한 추상적인 표현이 강렬하다는 평들이 있는데 그런 이론적인 표현은 잘 몰라서인지 공감이 잘 안간다).
부러운 삶, 부러운 작품을 남긴 그의 대표 건축물들.
Le Grand Louvre (Paris, 1993)
I.M.페이가 인생의 작품이라고 표현한 루브르 박물관 리모델링 프로젝트. 루브르 박물관은 루브르 궁을 개조해 만들었고, 그 상징성을 고려했을 때 당연히 자국 프랑스인 건축가가 리모델링을 맡겠거니 생각했는데 워싱턴의 내셔널 갤러리를 설계한 사람이 루브르 리모델링을 맡아주길 원했다고 한다. 그가 바로 I.M.페이.
루브르 박물관 입구에서 독특한 유리 피라미드, 입구의 나선형 계단, 화려한 채광을 가진 로비를 경험한다. 루브르 박물관의 엄청난 예술작품들에도 감명을 받았지만, Le Grand Louvre 자체가 주는 환상의 이미지가 강렬해서 쉬 잊혀지지 않는다.
(Image Source: www.galinsky.com/buildings/louvre)
2008년 가을에 갔던 Le Grand Louvre에서의 사진 몇 장.
Suzhou Museum (Suzhou,2006)
쑤저우 박물관. I.M.페이가 어린시절을 보냈던 곳인 쑤저우. 이 프로젝트로 I.M.페이는 본인의 조상, 고향, 민족의 의미를 깊게 고민하고 건축가 인생 말년의 희열을 느꼈다고 했다.
고즈넉한 정원과 동양 특유의 느낌에 삼각, 사각 블럭을 쌓아올린 듯한 독특한 설계. 아름답고, 참 부럽다.
National Center for Atmospheric Research (Boulder,1967)
로키산맥 한 가운데 있는 건물로 근처 산의 돌들로 건축해서 '산의 색'을 가진, 그리고 연구센터답게 연구원들간의 업무 증진에 도움이되는 공간 설계로 유명하다.
I.M.페이가 '요새'라는 표현을 쓴 건물로 개인적으로 맨 처음 I.M.페이라는 이름을 알게 된 작품. (웹 상에 괜찮은 이미지들이 많지 않아서 안타깝다!)
Bank of China Tower (Hong Kong,1989)
I.M.페이의 아버지가 과거 중국은행의 총지배인이었다는 인연과 함께 중국은행 측의 적극적인 구애로 이뤄진 중국은행 타워. 날카롭게 뻗은 형상이 '자라나는 대나무'를 표현하여 '끝없는 성장'을 상징했다.
풍수지리를 중시하는 중국인들에게 한때 논란이 됐으나(날카로운 끝 모양을 칼날과 같다하여 악운이 있을 것이다 등) I.M.페이는 "나는 항상 풍수, 즉 자연을 고려한 설계를 한다."는 말로 카리스마를 보여주며 프로젝트를 성공으로 이끌었다.
완공 당시 아시아에서 가장 높은 빌딩이었다. 지난 여름 홍콩에 갔을 때 감동하며 올려다보던 기억!
I.M.페이의 안경과 미소를 좋아한다. 건축에서는 타협이 없었지만, 인생은 타협 투성이었던(중국으로 돌아가지 않은 것, 하바드에서 본인의 길을 찾은 이야기 등) 그의 유연한 삶의 방식이 조금은 얄밉지만 배울만하다.
고귀한 그의 건축물들은 오묘한 그리움을 동반한다. 고마워요 I.M.페이 할아버지!
Fine. thyng.
[맨 위로]
© 2011-2024 THTYL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