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사람이 책을 많이 읽을까?'가 궁금해졌다. 착각과 실재를 정리해본다.

먼저 내가 생각하는 책을 많이 읽는(읽을 것 같은) 사람의 이미지(착각)는 아래와 같다.

  • 나이가 많은 사람 (어릴 때 보다 나이가 들어서 책을 많이 보는 것 같다)
  • 여자 (내 주위엔 남자보다 여자의 독서량이 많다)
  • 도시에 사는 사람 (왠지 모르게 전원에서의 독서는 치열함이 떨어지는 느낌)
  • 학력이 높은 사람 (알수록 더 알고 싶어지는 원리)
  • 연봉이 높은 사람 (지식이 부를 가져다준다?)

 

실제로는 어떤지 국가통계포털의 데이터(사회조사>문화와 여가>독서, 2011년)를 그래프로 나타내어(데이터 원본은 수치로만 되어있어 파악이 어렵다) 내 '생각'과 얼마나 맞고 어떻게 다른지 살펴보았다.

자료는 각 항목별 독서율(일년에 한권이라도 책을 읽는지/아닌지)와 책을 읽을 경우 몇 권의 책을 읽는지 평균 독서량(독서량은 책을 읽는 사람들만을 대상으로 평균치를 집계)으로 정리했다.

 

1. 남녀 연령대 별

내 예상과 달리 나이가 들면 들수록 독서율과 평균 독서량 모두 줄어들었다. 10,20대 때는 학업과정 공부를 위한 독서가 많은 점 + 노년기의 노안에 따른 독서의 불편함 등을 고려하면 이해가 된다.

잘못된 내 예상은 나 스스로 '지금보다 나이가 더 들면 책을 읽을 시간과 기회가 많아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지배 받은 거 같다.

남녀의 경우에도, 노년기(60대 이후)를 제외한 연령대 모두에서 여자의 독서율이 높았다. 특히 왕성한 독서를 보이는 20-30대의 경우에는 차이가 가장 컸다. 내 주변엔 책을 읽는 남자보다 여자가 훨씬 많음과 일맥상통.

재밌는건 책을 아예 안 읽는 비율은 남자가 더 많지만, 책을 읽는 사람들만을 대상으로 집계한 평균 독서량은 남자가 여자보다 10% 이상 많다는 사실.

 

2. 월 평균 급여 별

급여 수준과 독서율과 독서량은 크게 상관이 없을 거라고 생각했는데(생계유지가 어려운 수준을 제외하면), 급여가 높을수록 독서율과 독서량 모두 많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단순히 생각하면 독서 구매능력이 더 높아서도 이유겠지만, 그것보다 지식 노동자나 전문직 종사자의 평균 급여가 높은 것과도 연결점이 있지않나 싶다.

'돈을 잘 버는 사람은 책을 많이 읽는다' 혹은 '책을 읽을수록 돈을 많이 벌수 있다', 당연해 보이지만 재미난 결과.

 

3. 학력 수준 별

학력 수준에 따른 독서율은 예상처럼 고학력일수록 높은 독서율을 보였다. 반면에 독서량 통계 결과는 흥미롭다.

교육수준이 낮을 수록 책을 멀리하지 않을까 싶었는데 중졸, 고졸에 비해 초졸이하의 독서량은 월등했고 심지어 대졸이상보다 더 많은 독서량을 보였다.

박명수가 대학을 가지 못한 컴플렉스로 책을 많이 읽는다고 했는데, 그와 비슷한 '지식과 교육에 대한 갈증'이 많은 독서량을 갖게 한 것 같다. 이 부분도 꽤 흥미롭다.

 

4. 결혼 및 배우자 유무 별

미혼자가 기혼자보다 책을 더 많이 보고, 배우자가 있을 경우가 없을 경우보다 더 많은 독서율, 독서량을 보였다.

미혼이 자기시간이 더 많은 것, 배우자의 중요성(?)을 알 수 있는 결과. 아직 결혼 안해봐서 왜 그런지는 모르겠다.

 

5. 삶 만족도 별

본인의 삶에 만족하고 행복 할 수록 책을 더 많이 읽는다는건 당연한 결과로 보인다. 하지만 '불만족'한 사람들의 독서량이 '보통'의 사람들보다 많은 건 어떤 의미일까?

 

6. 행정구역 별

독서율, 독서량 모두 전반적으로 대도시가 높은 수치를 보였다(위에서 살펴본것 처럼 독서율은 여자가, 독서량은 남자가 높았다).

독서율은 서울-광주-경기 순으로 높았고, 독서량은 대전-부산-서울 순으로 많았다.

흥미로운 결과 몇가지를 보면,

부산은 독서율은 보통인데, 남자의 평균 독서량이 두드러지게 많고(지적인 오빠야들) 반면에 여자의 평균 독서량은 많이 낮다.

광주는 독서율은 높은데 독서량은 보통이고, 대전은 독서율은 보통인데 독서량이 가장 높았다(연구단지의 힘?).

제주는 독서량이 대도시와 비슷하게 많았고(자연속에서 독서로 힐링?), 울산은 독서량이 가장 작은 도시로 나타났다(산업단지가 많아서 노곤한 일상?)

 

 

결론

처음에 가정한 '더 많이 책을 볼 것 같은 사람'의 내용을 살펴보면,

  • 나이가 많은 사람 : X, 많을 수록 줄어든다.
  • 여자 : 비율은 높지만, 독서량은 남자가 많다.
  • 도시에 사는 사람 : O
  • 학력이 높은 사람 : 높을수록 비율은 높지만, 독서량은 학력이 낮을 경우에도 높았다.
  • 연봉이 높은사람 : O

OECD 회원국 중에 독서량이 가장 낮은 우리나라. 단순 독서량이 많다고 좋다고 생각하진 않는다(<책은 도끼다> 박웅현님의 의견에 동의). 하지만 아예 안 읽는건 절대적으로 좋지 않다고 생각한다.

현재 '통계적'으로 한창 책 읽는 나이, 독서량이 많은 남자, 도시에 거주, 높은 학력, 평균의 월 급여인 나. 책을 더 열심히 읽어야겠다(역시나 쌩뚱 맞은 결론).

좋은 책 있으면 서로 권유하고, 소개하고, 선물하는 문화가 됐으면 좋겠다.

 

Fine. thy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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