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블리 창업자이자 대표이사였던 박소령의 창업부터 ‘실패’한 Exit까지의 기록과 감상이 담긴 책. 사실 우리나라에서 이런 류의 이야기를 이 수준의 깊이로 다룬 책은 거의 없었기에 반가웠지만, 읽는 내내 마음은 무거웠다. 글과 컨텐츠의 힘을 믿었던 저자였기에 그 과정의 경험과 아픔에 대한 회고였지만 읽는 입장에서는 그의 씻김 굿을 보는 느낌도 들었다. 스타트업, 창업, 성과와 실적에 대한 궁금증이 있는 이들에게 곱씹을 만한 생생한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아래는 밑줄쳤던 문장들을 필사한 것들이다.

워런 버핏 역시 월스트리트의 소음에 휩쓸리지 않고자 스스로를 오마하에 가두었다. 깨어 있는 시간 대부분은 기업 보고서를 읽거나 일대일로 사람을 만나거나 전화 통화를 하면서 정보를 수집한다. 고독과 사색에 익숙해지도록, 소음에 휩쓸리지 않도록, 나만의 독립적인 사고를 할 수 있도록, 의도적인 장치를 만들어야 하는 이유를 이제는 알 것 같다.

록펠러는 역사상 가장 성공한 사업가였습니다. 그는 또한 은둔자로 대부분의 시간을 혼자 보냈습니다. 록펠러의 일은 유정을 뚫거나 기차에 원유를 싣거나 옮기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올바른 결정을 내리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결정을 내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혼자서 조용히 문제를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좋은 일이란 육체적 활동을 의미했던 과거에 머물러 있다면, 지식근로자의 시간을 가장 생산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소파에 앉아 사색하는 것이라는 생각을 이해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알버트 아인슈타인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저는 시간을 내어 해변을 따라 오래 산책하면서 제 머릿속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귀 기울여봅니다."

진화는 인간에게 사회적 증거 경향을 남겨주었습니다. 주위 사람들이 생각하고 행동하는 모습을 보고 따라 하려는 경향이죠. 사회적 증거 경향은 언제 가장 쉽게 촉발될까요? 그 답은 많은 실험을 통해 명확하게 도출되었습니다. 그것은 수수께끼나 스트레스가 존재할 때입니다. 이 두 가지가 모두 존재할 때는 특히 더 그렇고요

"지금까지 팀워크가 중요하다고 수없이 말해온 건 그럼 뭐였냐?"라고 물어보는 팀원이 있었고, 나는 팀을 위해 팀워크가 중요한 게 아니라, 사업을 위해 팀워크가 중요하다"라고 대답했음. '팀워크'라는 단어 하나에도 수많은 해석이 있어서 왜 중요한지, 무엇을 위한 것인지, 여기에 대한 내 생각을 구체적으로 명료하게 이야기하는 것의 중요성도 느끼게 됨.

인생을 바꾸는 세 가지 방법이 있는데 첫 번째는 우주에 나가는 것, 두 번째는 죽음을 앞두는 것, 세 번째는 대표가 되는 것이라고 한다.

2025년 3월, 《생각에 관한 생각 Thinking, Fast and Slow》 이라는 책으로 유명한 노벨경제학 상 수상자 대니얼 카너먼이 90세에 안락사로 세상을 떠난 사실이 한 해 늦게 공개되었다.

2023년 말, 유튜브 채널 Y콤비네이터에서 확장 불가능한 일을 한다는 것이 진정 무엇을 의미할까요?'What Does It REALLY Mean To Do Things That Dont Scale?'라는 영상을 봤다. 진즉 봤더라면 나는 다르게 행동했을까. 봤더라도 무슨 의미인지 모른 채 하던 대로 계속했을까. 지나간 피 같은 시간이 너무나도 아까워서 한탄이 절로 나왔다.

고객과 트래픽을 모으는 역량과 돈을 버는 역량은 다른 DNA이기에, 조직 차원에서 돈을 벌기 위한 준비는 일찍부터 할수록 좋은 것 같다. 2024년 초, 위하이어 경쟁사 중 한 곳이 M&A되었다는 소식이 들렸다. 광종이 말했다. 시작에서 패스트팔로어로 2등만 해도 M&A가 될 수 있다는 걸 보여준다고. 우리는 시장을 계몽하려고 했기에 고객도 확보할 수 없었고 M&A조차 될 수 없었다

찰리 멍거 또한 무엇보다 절대 자신을 속이지 말고, 자신이 속이기 가장 쉬운 사람임을 명심하라"고 했음. 피터 드러커는 벤처 기업의 최대 위험은 '제품이 무엇인지, 그리고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에 대해 고객보다 우리가 더 잘 안다'고 생각하는 것이라고 꼬집었음. 기업이 돈을 버는 것은 고객의 요구를 변화시켰기 때문이 아니라 고객을 만족시킨 것에 대한 보상임을 기억해야 한다고 했음.

내가 지금 감정적, 충동적인 결론을 내리는 것은 아닌가. 스트레스가 높은 상황에서 기분에 휩쓸려 지나친 결정을 내리려는 게 아닌가. 다른 하나는 끝을 내겠다는 내 생각조차 일종의 '도망'이 아닌가. 책임감을 무엇보다 중요하게 여긴다면서 정작 스스로는 책임을 내팽개치고 도망치는 것 은 아닌가.

3월부터 5월까지 신규고객 확보를 위해 내 시간과 에너지를 집중 투여했음에도 결제 고객은 20여 개뿐이었음. 5~7명이 1년 반을 들여 만든 제품이고, 신규고객 확보를 위한 시간도 석 달 넘게 썼는데, 타깃 고객을 여전히 찾지 못한 것이 우리의 냉정한 현실이었음.

2020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루이즈 글릭은 "시작이 그토록 어렵다면, 그 끝이 어떨지 상상해보라"라고 썼다. 무라카미 하루키는 《해변의 카프카》 에서 인간에게 정말로 중요한 것은 어떻게 사느냐보다 어떻게 죽느냐의 문제라고 적었다.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