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바이블>의 후속작 <스타트업 바이블 2: 실리콘 밸리에서 전하는 벤처 39계명>

<스타트업 바이블 2>는 책 발매 후 저자 배기홍님께 iBooks Promo Code를 받게되어 더욱 기분좋게 읽었다.

 

<스타트업 바이블 2>의 특장점

  • 저자의 직설적이고 단호한 화법과 과장없는 '생(生)' 경험
  • '바이블'이라는 이름답게 스타트업 시작, 운영, Exit을 위해 필요한 내용들을 '계명'으로 명쾌하게 정리
  • 전작 <스타트업 바이블>도 그랬고 흡인력이 대단. 앉은 자리에서 다 읽게된다는 서평이 유독 많음
  • 실제 스타트업 사례나, 여러 인사들의 인터뷰 내용, 저자의 경험 등 컨텐츠가 전작보다 훨씬 풍부
  • '전자책에 신경을 많이 썼다'는 저자의 말처럼 책에 삽입된 사진들, 참고문헌/기사들의 링크 연결 등 디테일이 훌륭(iBooks의 경우)

<스타트업 바이블 2> 특이한 시도 중 하나는 국내 출판사, 대형서점으로 유통하지 않고 전자책으로만(Apple의 iTunes Store의 iBookstore와 Amazon, 리디북스) 유통했다는 것이다. 전작 <스타트업 바이블>은 종이책과 전자책 모두 출판했던 것에 비교해서 파격적인 선택인데, 저자가 국내 출판업계의 거품이 크다고 생각해서 전자책으로 직거래하기로 선택했다고 한다 (인터뷰 링크). 저자의 창업가 기질이 여기서도 나타난다.

 

필사한 내용 중 특히 좋았던 몇 가지 내용을 정리해 봤다.

 

저자의 독하고 단단한 메세지

  • 짧지만 와튼 스쿨에서 MBA 과정 한 학기를 경험하면서도 차선책의 심리학을 포착했다. 보통 MBA 과정에는 직종을 바꾸려고 MBA 과정에 입학하는 전직 직장인 혹은 엔지니어 출신 학생이 있다. 이들 대부분은 졸업 후 연봉과 보너스가 두둑한 투자 은행가나 경영 컨설턴트를 꿈꾼다. 그런데 이들의 심리를 살펴보면 "투자 은행이나 컨설팅 회사에 취직하고 싶지만, 혹시 취직 못 할 수도 있잖아? 차선책으로 다른 IT 회사도 알아볼래"가 매우 많다. 난 이런 늦깎이 학생이 투자 은행이나 컨설팅 회사로 취직하는 데 성공한 경우를 보지 못했다. 결국은 모두 다 차선책을 택했다.
  • 여러 명문대 출신 대기업 직장인들과의 개인적인 대화 및 인터뷰를 해본 결과 나는 명문 대학 계급장은 오히려 창업의 장애물일 수도 있다고 본다. 자부심과 두려움 때문이다. 명문 대학 출신은 성공 가도를 달려왔다는 자부심이 강하고, 자부심에 금이 가는 실패를 남보다 훨씬 두려워한다. 창업자가 창업해서 실패할 확률은 높게는 90%나 된다. 그래서 명문대 출신은 실패하면 남들이 흉볼까봐 안정적인 대기업을 택해 안주하기 쉽다.
  • "경쟁사 없는데요." 경쟁사가 없다는 창업자가 왜 이리 많은지 놀랍다.  특히 한국 창업자가 그렇다. 완전히 새로운 분야라서 전혀 경쟁이 없다고 자신한다. 덧붙여서 "우리 기술은 세계 최고이며, 그 원천 기술을 저희가 가지고 있습니다"고 한다. 환장한다.
  • 사용자가 쓰고 싶어하는 서비스를 만드는 건 쉽지 않다.  우리는 간혹 단순한 아이폰 앱이나 게임을 하며 "뭐 이런 게 인기야? 이런 단순한 서비스를 1,000만 명 이상이 다운로드했단 말이야? 나도 이 정도는 만들겠다"고 생각한다. 나는 그러면 직접 만들어 보라고 권장하고 싶다. 수천만 명이 쓰는 서비스는 단순히 포장이 좋거나 기능이 많아서 인기가 있는 게 아니다. 사용자가 우리가 보지 못하는 기능에 매료돼서 매일 그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이다. 사용자가 계속 찾게 하는 기능을 발견하는 건 집중력, 자원, 시간이 걸리는 반복의 과정이다.

 

좋았던 Quotes

"우린 신청 양식과 인터뷰만으로 투자를 결정합니다. 데모는 재밌게 보지만 사업 계획서는 절대 안 봐요." - 벤처캐피털 기업 Y 콤비네이터

"전 사업하면서 비틀즈를 모델로 삼아요. 4명이 서로 단점을 보완하면서 균형을 잡거든요. 사업에서 혼자선 신통한 일을 못해요." - 스티브 잡스

"자신을 짜증 나게 하는 뭔가를 떠올려보세요. '이걸 더 잘 만들 수 없을까?' 본인이 직접 개선할 방법을 생각해보세요. 작은 거라도 상관없어요. 개선할 방법이 보이면, 사업하게 됩니다." - 버진 그룹의 리처드 브랜슨 회장

"사장은 스타트업 초기에 업무 시간의 50% 이상을 좋은 사람을 채용하는 데 써야 합니다." - 실리콘 밸리 VC 비노드 코슬라

"창업가 정신은 현재 자신이 가진 자원을 뛰어넘는 기회를 추구하는 과정이다." - 하버드 경영대학원 하워드 스티븐슨 교수

"하루에 3~5시간만 일하면 능률이 훨씬 더 오릅니다. 저한테 가장 중요한 거는 하루도 빠지지 않고 타자기 앞에 앉아 있는 거죠." - 영화 감독 우디 앨런

"진심으로 좋아하는 걸 직업으로 삼으면, 평생 단 하루도 일이 노동 같이 느껴지지 않을 겁니다." - 영화배우 모건 프리먼

"창업자가 된다는 건 단순히 사업만 하는 것이 아니라 세상을 살아가는 방식의 변화를 의미한다." - 링크드인의 공동 창업자 리드 호프먼

 

재미있는 사실들

  • 다양한 산업군 549개의 성공적인 기업 창업자 중 아이비 리그 출신은 6% 밖에 되지 않았다.
  • MBA 출신보다 공학도 출신의 창업자가 거의 3배 이상 많다.
  • 2007년 미국 벤처캐피털협회 발표를 보면 VC들이 검토하는 100개의 스타트업 중에 10개가 집중 검토 대상이 되며, 그 중 1개만이 투자 유치를 받는다. 창업자로선 투자받을 확률 1%다.
  • 뉴욕의 유수 벤처캐피털인 유니온 스퀘어 벤처스가 최근에 올린 채용 공고를 보면 이력서는 받지 않고 대신 지원자의 트위터 계정·페이스북 계정·블로그 같은 웹 주소를 알려 달라고 했다. 그리고 왜 본인이 이 회사와 업무에 적합한지를 설명하는 짧은 동영상을 제출하라고 했다. "지원자가 어떤 학교와 회사에 다녔는진 관심 없어요. 우리는 이 사람이 어떤 사람이며, 같이 손발을 맞춰 일할 수 있는 사람인지, 그리고 어떤 생각을 하는지에 더 관심이 많습니다."
  • 2011년 10월, 유명 IT 블로그 매셔블의 기사를 보면 구글 CEO 래리 페이지는 구글플러스를 통해서 22번밖에 글을 안 남겼으며, 현 이사회 의장인 에릭 슈밋은 구글플러스 계정도 없었다고 한다. 워낙 높으신 분들이라 봐준다고 치자. 그런데 실제 제품 개발에 관여한 6명의 부사장 또한 구글플러스를 거의 쓰지 않았다. 유튜브 담당자·검색 담당자는 공개적으로 한 번도 구글플러스를 쓴 흔적이 없고, 모바일 담당자도 4개월 동안 8번 밖에 글을 올리지 않았다.
  • 과연 최단 시간에 빨리 성장해야 성공하나? 나도 한때는 그렇게 생각했지만, 데이터를 보면 반대다. 스타트업 게놈 프로젝트에서 발표한 보고서를 보면 스타트업의 실패를 가장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는 지표는 너무 이른 성장(premature scaling)이다. 이 보고서는 급성장하는 인터넷 스타트업 중 70%가 너무 이른 성장 탓에 실패했다고 분석한다. 스타트업이 최단 시간에 너무 빨리 성장하는 주된 이유는 바로 '거품'과 '시장'의 차이 점을 구분하지 못해서다. 즉, 하룻밤에 백만 명의 얼리 어답터들이 갑자기 우리 서비스를 사용했다고 해서 우리 서비스가 실제로 돈이 되는 '시장'을 찾은게 아니라는 말이다(물론 페이스북과 같은 예외도 있다).

 

'아! 스타트업 하고 싶다!' 꿈만 꾸고 있는 샐러리 맨으로서 <스타트업 바이블> 시리즈는 참 부럽고 두근두근한 이야기다. 국내 IT 전문가라고 칭하는 사람들이 여러 실리콘 밸리 기업/기업가들의 기사나 사례들을 엮어서 낸 수박 겉핥기 식 스타트업 관련 책들은 '글로 배운 지식'이라면 <스타트업 바이블>은 경험이 가미된 '필드 매뉴얼'로서 더욱 믿음이 간다. 거기에 '창업가의 자세와 마음으로 일과 인생을 맞으라!'는 여러 스타트업 창업가들의 조언은 큰 자극이 됐다.

 

Fine. thyng.

 

주문페이지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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